전기차 줄이고 SUV 집중…GM '40% 질주'

입력 2025-11-13 17:09
수정 2025-11-14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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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너럴모터스(GM) 주가는 올해 들어 40%가량 올랐다. 수익성 높은 트럭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비중을 높이고 전기차(EV) 비중을 낮추는 현실적인 사업구조 재편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정부가 트럭 등 중대형 차의 부품 관세를 유예하는 등 우호적 영업 환경이 마련된 영향도 컸다.


가장 최근 실적인 3분기 실적은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다. 3분기 매출은 485억9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0.3% 감소했고 순이익도 13억3000만달러로 56.6% 줄었다. 하지만 주당순이익(EPS)은 2.80달러로 시장 전망치(2.27달러)를 웃돌았다. 회사 측은 올해 조정 영업이익(EBIT) 전망치를 기존 100억~125억달러에서 120억~130억달러로 올려 잡았다.

그 덕분에 GM 주가는 지난달 3분기 실적 발표 당시 15%가량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상승률도 테슬라(13.5%)를 앞섰다.

투자자의 기대가 높아진 데는 몇 가지 요인이 있다. 우선 미국 행정부의 자동차 관세 완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달 1일부터 미국이 수입하는 중·대형 트럭과 부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포고문에 서명했다. 그러면서 미국에서 자동차를 조립하는 업체에 한해 자동차 부품 관세 25% 중 일부를 상쇄하는 내용을 담았다. 원래 이 정책은 올해 4월 5일부터 2027년 4월 30일까지 조립한 자동차에만 적용할 계획이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하면서 기간을 2030년 4월 30일까지로 늘렸다. 또 중·대형 상용차(MHDV) 및 해당 부품·엔진에도 관세 경감 혜택을 적용하도록 범위를 확대했다. 이 같은 조치는 해외 부품을 들여와 미국에서 조립하는 비중이 높은 GM에 호재로 작용했다. 메리 배라 GM 최고경영자(CEO)는 “회사의 올해 관세 비용을 기존보다 5억달러 줄여 35억~45억달러로 제시한다”고 밝혔다.

GM이 이익이 높은 트럭·SUV 생산 비중을 높이고, 전기차 비중을 낮추는 등 수익성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바꾼 것도 주가에 도움이 됐다. GM 북미사업부에서 3분기 쉐보레 실버라도 트럭,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SUV 등이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반면 전기차 세액공제 폐지와 연비·배출가스 기준 강화에 따라 전기차 수요가 줄어들자 GM은 전기차 생산 축소에 나섰다. 지난 4월부터 캐나다 온타리오주 공장에서 생산하던 전기밴(브라이트드롭) 생산을 줄인 게 대표적이다. 인력 조정도 병행 중이다. GM은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의 전기차 공장 인력 1200명과 오하이오주 배터리 공장 인력 550명을 해고하기로 했다.

투자은행들도 GM의 목표주가를 올리고 있다. 바클레이스는 “북미 시장의 이익이 좋고, 관세정책 완화가 호재로 작용했다”며 목표주가를 77달러에서 85달러로 올렸다. UBS도 목표주가를 81달러에서 85달러로 조정했다. 실적 개선 기대에도 GM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6배 정도로 자동차업종 평균(13.1배)의 절반 수준이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