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한화오션 사태 또 생길 수도"…韓기업에 조언한 이유

입력 2025-11-13 16:52
수정 2025-11-13 17:01


미·중 무역 전쟁이 휴전에 돌입했지만 한국 기업들이 베트남·인도·동남아시아·멕시코를 적극 활용해 다중 거점 전략을 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정학적 위험을 줄이기 위해 생산·공급·수출의 단일 국가 의존도를 재빨리 낮춰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생산, 공급, 수출의 분산 구조 요구" 이광 중륜법률사무소 변호사는 13일 중국 베이징 캠핀스키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통상 환경 변화와 핵심 광물 시장 동향 세미나'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세미나는 한국광해광업공단과 KOTRA가 주최하고, 주중한국대사관이 후원했다. 한국 기업이 복잡해진 통상 환경에서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향후 위험을 완화하기 위한 전략을 모색하는 데 기여하기 위해 마련됐다.

그는 '미·중 무역 갈등 전개와 현황 및 전망'이라는 주제 발표에서 "생산, 공급, 수출의 분산적 구조를 구축하려면 물류, 인프라, 인건비 등 다중적 고려가 필수적"이라며 "현지 법규정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체계적인 노무 관리 시스템 구축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그는 미·중 무역 전쟁이 1년 더 유예됐지만 장기전이 불가피하다고 예상했다. 첨단기술과 희토류, 핵심 광물, 안보 등을 둘러싼 전략적 경쟁이 심화하고 견제 수준 역시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불공정 무역 행위 조사 빈도 증가" 이 변호사는 "갈등 국면 지속에 따라 수출 통제, 경제 제재, 불공정 무역 행위 조사 빈도가 증가할 것"이라며 "미국과 중국 양국은 물론 관련 제3국 주체도 제재와 조사 위험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갈륨, 게르마늄, 안티몬, 텅스텐, 인듐, 스칸듐, 디스프로슘 등 핵심 광물에 대한 수출 통제는 강화될 것"이라며 "반도체·통신·배터리 등 주요 산업 공급망 영향도 커질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미·중 간 상호 제재와 기술 봉쇄로 인한 원자재·부품 조달 경로 복잡화, 공급망 안정성 확보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며 "중국 플러스(+) 1 전략을 가속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성희현 KOTRA 베이징무역관 과장은 '통상 환경 변화에 따른 중국 수출관리 제도 현황 및 변화'라는 주제 발표에서 "수출 관련 잦은 제도 변화에 따른 정보 비대칭성이 확대하고 있다"며 "실무 규정이 수시로 개정되고 통제 리스트가 자주 변동되기 때문에 상시 모니터링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희토류, 흑연, 리튬 등 중국 의존도가 높은 품목의 공급 차질 확대 가능성이 있어 일부 기업은 통관 지연이나 수출 허가 지연으로 납기에 차질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했다.

성 과장 역시 "핵심 광물이나 소재의 공급선 다변화 추진이 시급하다"며 "중국 이외에 생산 거점을 검토하고 수출 허가 지연 때 대체 조달 프로세스를 마련해놔야 한다"고 한국 기업들에 전했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