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용 국채와 원화표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 과정에서 수수료와 이자비용이 과도하게 지출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개인투자용 국채는 내년도 판매대행 수수료와 발행 규모를 과도하게 책정했고, 원화 외평채는 발행금리가 높아 이자비용 지출이 많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두 상품 모두 시장에 등장한 지 1~2년밖에 되지 않아 투자자 인지도가 낮고, 정부가 발행여건을 개선해 나가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14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내년도 개인투자용 국고채 발행경비로 68억9100만원을 편성했다. 올해(32억500만원)의 두 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판매대행 수수료가 늘어난 데다 개인투자용 국채 발행 목표를 올해 1조4000억원에서 내년 3조원으로 확대하기로 한 영향이다.
현재 개인용 국채는 미래에셋증권이 유일한 판매대행기관으로, 정부는 발행액의 0.14%를 수수료로 지급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판매대행기관을 확대하는 등의 방안을 저울질하고 있다. 이 경우 수수료가 불어날 수 있어 이 같은 방안을 예산안에 일단 담았다.
발행물량 확대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개인투자용 국채는 주요 만기에서 청약 미달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20년물은 지난해 6월 첫 발행 이후 지난달까지 단 한 차례도 모집 물량을 채우지 못했다. 10년물도 지난해 9월 이후 미달이 지속됐고, 투자자 선호가 높을 것으로 전망됐던 5년물 역시 올해 7~10월 연속 미달됐다.
국회예산정책처도 최근 '2026년도 예산안 분석 보고서'에서 “주식시장 활성화 정책과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겹치면서 위험자산 선호가 확대되고 있다”며 “내년 개인용 국고채 발행 목표(3조원) 달성은 불확실한 만큼 국회 심사 과정에서 적정 수준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기재부 관계자는 “개인 투자자의 접근성을 높이고 국채투자 저변을 넓히기 위해 발행 물량을 확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원화 표시 외평채의 이자비용 절감에 나서야 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원화 외평채의 발행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아 혈세를 낭비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원화 외평채는 외국환평형기금 조달을 위해 발행하는 1년물 채권이다. 조달한 원화로 달러를 매수해 원화 강세 압력을 누그러뜨리는 데 활용된다. 내년 발행 한도는 올해와 동일한 13조6650억원으로, 전액 차환 용도다.
외평채는 국채와 유사한 안전자산으로 분류되지만 발행금리는 상대적으로 높다는 평가가 있다 . 올해 1~8월 외평채 1년물 금리는 한국은행의 통화안정증권(통안증권) 1년물보다 0.005~0.13%포인트 높게 형성됐다. 단순 비교할 경우 통안증권 수준의 금리로 발행했다면 이자비용을 수천억원 절감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반론도 있다. 원화 외평채는 올해부터 발행된 만큼 외국인 투자자 사이에서 인지도가 낮고, 발행물량이 상대적으로 많아 가산금리가 붙을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많다. 여기에 유통금리는 통안증권 대비 낮게 형성되고 있다. 지난 12일 기준 외평채 1년물 유통금리는 연 2.477%로, 같은 만기의 통안증권(연 2.545%)과 국채(연 2.550%)보다 낮았다.
기재부 관계자는 “발행 시점이 달라 통안증권 금리와 단순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외평채는 올해 처음 발행한 상품인 만큼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인지도를 높이고 있고, 향후 발행·유통 금리 모두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