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영어듣기 25분간…인천공항 241편 멈춰 승객들 불편

입력 2025-11-13 16:02
수정 2025-11-13 18:20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진행된 13일 인천국제공항에서 항공기 이착륙이 일시 통제되면서 국내외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국토교통부는 수능 영어듣기 평가가 진행되는 오후 1시 5분부터 25분 동안 전국 모든 항공기의 이착륙을 제한했다. 항공기 소음이 수험생 청취에 방해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매년 반복되는 '연착 도미노' … 일부 항공사 안내도 없어
문제는 매년 반복되는 이 조치가 공항 운영 전반에 영향을 주며 ‘연착 도미노’를 일으킨다는 점이다. 인천공항에서는 영어듣기 시간 전후로 항공기들이 일시에 몰리면서 활주로 운영에 차질이 발생했고, 항공사들은 줄줄이 지연 운항을 안내했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인천공항에서는 241편이 연착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항공사 직원들은 “영어듣기 구간이 끝나면 밀린 항공기들이 한꺼번에 움직여 활주로와 탑승동 모두 병목이 생긴다”며 “기상 악화나 항로 혼잡까지 겹치면 지연이 더 길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노선은 회항 여부를 검토해야 하는 상황까지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예고된 연착 상황…승객 탑승시키지 않는 게 원칙
승객 불만도 이어졌다. 이날 오후 일본 오이타에서 제주항공 여객기를 타고 인천으로 입국 예정이던 승객 김 모씨(59)는 이날 약 1시간 30분 동안 비행기 안에서 출발만을 기다렸다. 김 씨는 “출발이 2시간 가까이 늦어졌는데 원인이 ‘수능 영어듣기’라는 말을 듣고 당황했다”며 “매년 반복되는 상황인데도 항공사 측이 출발이 임박해서야 안내해줬다”고 말했다.

항공업계 매뉴얼상 예고된 연착 상황에는 승객을 탑승시키지 않고 게이트나 대합실에서 대기하도록 하는 것이 원칙이다.

항공업계는 구조적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수능 당일 전국 공항이 동시에 멈추는 방식이 아니라, 항공사·관제·공항운영사 간 사전 조율을 강화해 지연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특히 인천공항은 국제선 비중이 높아 외항사가 다수 참여하는 만큼, 국내 기준을 해외 항공사와 공유하는 절차도 요구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수능 수험생 보호는 국가적 배려가 필요한 사안”이라며 “지연 운항 최소화를 위해 항공사·관제 당국과 협조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