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이재명 대통령의 정상급 숙소(PRS)로 운영된 객실이 언론에 처음 공개됐다. 경주 APEC을 마친 지 2주가량 지났지만, 호텔과 객실에는 국제행사를 치러낸 흔적들이 남아있었다. 국제행사를 성공적으로 마쳤다는 걸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모양새였다.
지난 12일 경주 보문관광단지에 위치한 교원그룹 드림센터 경주를 찾았다. 기업 연수원으로 활용되는 숙소로, 이날도 기업 4곳의 연수 프로그램이 진행 중이었다. 호텔 로비에는 APEC 기간 라운지로 활용된 곳이 방문객들 시선을 붙잡았다. 교원그룹 주력 상품인 정수기, 공기청정기, 안마의자 등 각종 편의시설을 설치해 투숙객이 편히 쉴 수 있도록 했다. 현장 관계자는 APEC 당시 대한민국 수행단의 휴식 공간으로 만족도가 높았다고 귀띔했다.
드림센터 경주 최상층인 7층에는 APEC 정상회의 기간 이 대통령이 머문 PRS(Presidential Royal Suite) 객실이 있다. 약 88평 규모로 드림센터 가장 안쪽에 위치해 있다. 층 전체를 단독으로 사용하는 형태로 보안과 경호에 적합하게 설계됐다.
복도 통창에는 보안을 위한 블라인드도 설치됐다. 호텔 주변 전망을 내려다보기 좋아 평소 가릴 이유가 없어 보였는데 이 또한 경호를 위해 APEC 준비 기간에 설치했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현장 관계자는 "보안상 설치된 시설물로 국제행사 같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사용할 일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703호 플래티넘 스위트는 APEC 이전에도 VIP 객실로 활용됐다. 침실·게스트룸·거실·접견실·드레스룸·자쿠지 등을 갖췄고 긴 복도를 중심으로 각 공간이 유기적으로 분리돼 프라이버시와 동선 효율을 모두 확보했다. 거실과 연결된 야외 공간은 보문 호수를 바라보며 여유로운 휴식을 보낼 수 있고, 온천수를 사용하는 야외 자쿠지까지 마련됐다.
PRS룸은 이 대통령이 APEC 기간 머문 것으로 알려지면서 예약 문의가 많다는 후문. 현재 연평균 객실 가동률은 70%에 달한다. 일반 개인 예약이 불가능한 연수원임에도 기업과 공공기관 행사가 꾸준히 이어지면서다. 그러나 이번 APEC으로 가장 주목받은 PRS룸은 현재 예약을 받지 않는다. 일정 기간 준비 과정을 거친 뒤 공개할 계획이다.
PRS룸을 둘러본 뒤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허태성 교원프라퍼티 호텔부문 상무는 "APEC을 준비하면서 짧은 기간 호텔에서 신경 써야 할 서비스 레벨, 시설관리, 음식 퀄리티 등 많은 부분의 수준을 극단적으로 다 올려놨다"고 소개했다.
허 상무는 정상 숙소로 활용되기 일주일 전 드론을 활용해 외벽청소까지 마쳤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런 공간까지 신경 써야 하는구나 싶었던 것들이 이번 준비기간 보이기 시작했다"며 "이런 부분을 앞으로도 계속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드림센터 경주는 이번 APEC 정상회의 기간 PRS를 성공적으로 운영해 국제적 수준의 시설·보안·운영 체계를 공식 입증했다고 자부했다. 이를 통해 교원그룹 호텔·연수 인프라의 위상과 신뢰도를 한층 높였다고 자평했다.
교원그룹은 이번 APEC 정상회의 PRS 운영을 통해 국제행사 운영 역량을 입증한 만큼 향후 해외 VIP 방문단, 글로벌 기업 연수단, 대형 국제행사 유치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또한 경상북도·경주시 등 지방자치단체와 협력 확대로 지역 관광과 마이스(MICE: 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산업 활성화에도 기여하겠다는 방침이다.
허 상무는 "성공적으로 APEC를 마친 것처럼 숙소 운영도 잘 마무리됐다. 향후 MICE 관련 수요까지 받을 준비가 돼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드림센터 경주 인근의 펫 프렌들리 호텔 '키녹'(KINOCK) 또한 APEC 정상회의 기간 대통령실 관계자 숙소로 운영됐다. 교원그룹의 호텔·연수 인프라가 유기적으로 연계·활용된 셈이다.
키녹의 카페 스니프는 APEC 정상회의 기간 대통령 PRS 및 대통령실 관계자에게 다양한 베이커리 메뉴를 제공했다. 제공된 미니 크루아상, 마들렌, 휘낭시에 등의 베이커리 메뉴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카페 스니프는 국내 대표 맛집 가이드북 '블루리본서베이: 전국의 맛집 2025'에 수록된 곳이다.
교원그룹 관계자는 "이번 APEC 정상회의 대통령 PRS의 성공적 운영은 그동안 교원그룹이 축적해 온 호텔·연수 인프라와 서비스 역량의 정점을 보여준 사례로 기록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글로벌 행사 수준에 걸맞은 시설 운영 역량과 서비스 품질을 지속적으로 강화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경주=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