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고객은 검색을 위해 통화를 끊거나 앱을 전환할 필요가 없습니다." 최윤호 LG유플러스 AI에이전트추진그룹장(상무)은 13일 자사 인공지능(AI) 통화 앱 '익시오' 신규 기능을 소개하면서 이 같이 말했다. 통화 도중 실시간으로 AI를 연결해 필요한 정보를 찾고 음성 답변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는 LG유플러스가 세계 최초라는 설명이다. LG유플러스 '세계 최초' 통화 중 AI 비서 지원LG유플러스는 이날 서울 종로구 센트로폴리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AI 통화 에이전트 '익시오 AI 비서' 기능을 공개했다. 익시오 AI 비서는 AI 통화 앱 익시오 사용자에게만 지원되는 기능이다. 익시오 사용자가는 상대방과 통화 도중 필요한 정보가 있거나 궁금한 내용이 있을 때 "헤이, 익시"라고 호출하면 이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예컨대 연인과 통화로 주말 데이트 일정을 잡던 중 '익시'를 호출한 다음 "주말 날씨 어때"라고 물으면 "주말은 맑겠고 최고기온은 26도"라는 답을 음성으로 들을 수 있다. 익시오 가입자만 질문이 가능하고 비가입자의 경우 듣는 것만 가능하다.
LG유플러스는 회사 상사와 부하 직원이 통화하면서 익시오를 활용해 등산 일정을 조정하는 연출된 음성을 공개하기도 했다. 통화 속 최 상무는 경복궁역에서 인왕산 정상을 오르는 시간을 확인했고 "1시간~1시간30분 정도 걸린다"는 답이 나오자 일정을 주말 오전 9시로 늦췄다.
LG유플러스는 이를 통해 날씨와 이동시간을 확인해야 할 때 통화 화면에서 이탈하거나 연결을 끊은 뒤 검색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AI가 통화 맥락 속에서 실시간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기능이 생산성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는 예시도 제시한 셈이다.
하루 평균 135만명, 통화하다 '정보 검색' 위해 이탈LG유플러스가 이 기능을 선보인 이유는 사용자들이 실제 통화 과정에서 정보를 확인하거나 검색을 하기 위해 다른 행동을 하는 횟수가 적지 않아서다.
LG유플러스는 통화 도중 이 같은 행동을 하는 자사 가입자가 하루 평균 135만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매일 135만명이 '통화 화면 이탈-앱 실행·검색 수행-화면 캡처·복사-메신저 실행 공유-통화 화면 복귀' 등의 과정을 반복한 것이다. 실제로 통화 상대방에게 "끊지 말고 기다려봐"라고 말한 뒤 다른 앱을 켜는 사용자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최 상무는 "업무 통화를 하면서 빠르게 정보를 확인하고 공유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해 통화를 끊거나 또는 (통화 화면을) 이탈한 후 정보를 공유한 경험을 해봤을 것이고 특히 운전 중이거나 양손이 자유롭지 못한 상황에선 검색과 공유가 더욱더 곤란했을 것"이라며 "익시오 AI 비서는 통화 중 실시간으로 AI를 연결해 정보를 검색하는 세계 최초 사례 중 하나"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이 서비스를 위해 '보이스 투 보이스(VTV)'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 거대언어모델(LLM)을 활용해 익시오 AI 비서를 구현하려면 약 8초의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음성을 텍스트로 변환한 다음 LLM으로 보낸 뒤 다시 텍스트를 음성으로 바꿔야 하는 과정을 거쳐야 해서다. 통화 도중 실시간으로 정보가 필요한 상황에선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는 것.
익시오 AI 비서엔 음성을 곧바로 음성으로 인식·변환하는 기술을 적용했다. 이를 위해 구글의 최신 LLM 모델인 '제미나이 2.5 플래시 라이브'를 활용했다. LG AI연구원에서 개발한 엑사원보다 구글 모델이 "고객 관점에서 앞서 있는 게 사실이고 검색에선 좋은 인프라를 갖고 있다"는 이유다.사투리 심하면 인식 불투명…답변 끝나면 질문 '삭제'사투리가 심한 사용자의 경우 당장은 불편을 겪을 수 있다. 익시오 AI 비서는 구글 모델을 활용하는 만큼 표준어를 기반으로 작동한다.
이진혁 LG유플러스 익시오 개발테스크장(상무)은 "VTV는 제미나이 라이브 모델을 쓰다 보니 어떤 모델을 기반으로 학습을 했는지가 관건"이라며 "표준 한국어의 경우 표준어를 기반으로 학습이 되다 보니 사투리가 심한 경우엔 인식을 잘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이건 구글하고 협력을 통해 모델 학습을 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익시오 AI 비서는 익시 호출 전 통화 내용의 경우 서버에 전송하지 않는다. 호출 후 발화 내용만 AI 검색에 활용하는 구조다. 질문에 대한 답변이 끝나는 순간 서버에서 해당 질문도 삭제된다. LG유플러스 온디바이스 기반 음성인식(STT) 기술을 적용해 프라이버시 보호를 강화했다는 설명이다.
내년 상반기 모든 익시오 가입자에 신규 기능 지원익시오는 지난해 11월 출시된 이후 1년 만에 가입자 약 100만명을 확보했다. 충성도는 73%로 익시오 가입자 10명 중 7명이 계속해서 서비스를 사용한다는 의미다. LG유플러스는 내년 안으로 가입자 300만명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재원 LG유플러스 컨슈머부문장(부사장)은 "보안이나 고객 신뢰에 관한 서비스들은 고객한테 별도로 과금을 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고객 편의성이나 생산성에 대해선 어떻게 과금 모델을 만들고 수익화할까에 대한 고민을 하면서 준비하고 있지만 지금은 이런 서비스들을 고객들이 얼마나 잘 사용하고 진짜 필요한 서비스라고 느끼는지에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익시오 AI 비서를 '익시오 2.0' 핵심 기능으로 꼽았다. 익시오 3.0에선 사용자가 여러 관계 속에서 다양한 페르소나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초개인화 전략, 검색 이후 사용자가 원하는 행동으로 나아갈 수 있는 AI 에이전틱 등의 가치를 구현한다는 목표다.
익시오 AI 비서는 올해 말까지 일부 고객에게 시범 서비스 형태로 운영된다. 내년 상반기엔 모든 익시오 가입자가 이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이날 행사엔 캐런 티오 구글 아시아태평양 플랫폼·디바이스 파트너십 부사장도 참석했다. 그는 "LG유플러스와의 협력은 공유된 비전을 가진 두 기업이 힘을 합쳤을 때 무엇을 이룰 수 있는지 보여주는 증거"라며 "이는 단일 제품을 넘어 소비자, 기업, 인프라 사업 전반을 아우르는 깊고 전략적인 동맹"이라고 강조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