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새로운 세대에게 선택받는 게임 만들겠다"

입력 2025-11-13 13:25
수정 2025-11-13 13:56

"새로운 세대에게 선택 받는 게임을 만들겠습니다.”

13일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열린 ‘지스타 2025’ 개막 오프닝 세션에서 김택진 엔씨소프트 창업자 겸 최고창의력책임자(CCO, 사진)는 이같이 강조했다. 김 창업자는 “근본적인 변화를 겪고 있는 게임 산업 속에서 엔씨만의 색깔로 게임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과거 흥행 공식을 반복하기보다 새로운 세대의 취향과 플랫폼 환경에 맞춘 신작 포트폴리오로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이다. 엔씨소프트는 인공지능(AI)·클라우드 기술을 결합한 신규 지식재산권(IP)과 차세대 다중접속역할게임(MMORPG) 등 ‘뉴 포트폴리오’를 통해 반등을 노리고 있다.

이날부터 오는 16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지스타 2025에서 엔씨소프트는 처음으로 메인 스폰서를 맡았다. 김택진 대표는 전날 컨퍼런스콜에서 예고한 차세대 MMORPG 신작과 함께 엔씨의 신규 IP 전략을 공식석상에서 처음으로 풀어놨다. 그는 “플레이어들은 더이상 수동적으로 컨텐츠를 소비하지 않는다”라면서 “플레이 뿐 아니라 시청, 공유, 창작 등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컨텐츠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김 창업자가 공개 행사에서 직접 메시지를 낸 것은 2년 만이다. 2023년 지스타 현장에 8년 만에 모습을 드러냈던 그는 당시 “엔씨가 잘할 수 있는 장르를 다시 찾고 있다”며 “콘솔 시장 도전을 위한 ‘LLL’, 캐주얼 시장을 겨냥한 ‘배틀크러쉬·BSS’ 등을 통해 외연을 넓히겠다”고 말한바 있다.

올해는 ‘아이온2’와 ‘신더시티’ 등 신작 5종을 앞세운 MMORPG·슈팅·서브컬처 전략을 전면에 내세웠다. 김 창업자는 엔씨 게임 철학의 핵심 키워드로 ‘사람’과 ‘관계성’을 꼽았다. 그는 “우리는 늘 게임 안에서 사람이 사람을 느낄 수 있는 경험을 만들고자 했다”며 “MMORPG를 새로운 각도에서 재해석하고, 슈팅·액션·서브컬처 장르에서도 엔씨만의 색깔로 관계가 살아 있는 게임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이어 “신더시티, 리밋브레이커스, 아이온2 등 새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며, 오늘 세계 최초로 공개될 신규 프로젝트(호라이즌 스틸 프론티어즈)는 새로운 MMORPG를 향한 엔씨의 집착과 열정을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엔씨소프트는 선보일 신작을 기반으로 실적 반등을 꾀하고 있다. 2022년 2조5718억원이었던 엔씨소프트의 매출은 지난해 1조5781억원으로 감소했다. 또 2022년에는 559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지난해에는 109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엔씨소프트가 AI 기술력으로는 주목받았지만 정작 게임 본업에서는 존재감이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번 지스타는 그 평가를 뒤집기 위한 시험대라는 평가가 나온다. 엔씨는 아이온 2를 포함한 신작 5종을 이날 발표했다. 이 중에서도 가장 큰 기대를 받고 있는 게임은 오는 19일 출시가 예정된 '아이온 2'다. 이 게임은 엔씨의 대표 IP를 계승하면서도 게임 엔진과 그래픽을 전면 교체해 PC·모바일을 아우르는 통합 플레이 경험을 구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엔씨는 “기술기업 이전에 게임회사”라는 본질을 다시 전면에 내세우며, AI 역량을 실제 게임 완성도로 증명하겠다는 계획이다. 자체 AI 스튜디오와 클라우드 인프라, 외부 하드웨어 생태계와의 협업을 기반으로 게임 개발 전 과정에 AI를 접목한 파이프라인을 선보이고, 이를 통해 ‘게임 개발사’를 넘어 ‘게임 기술 기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부산=안정훈 기자 ajh632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