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Fragment -->미국이 1센트, 이른바 ‘페니’ 동전 생산을 완전히 중단했습니다. 올해 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동전의 가치보다 만드는 데 드는 비용이 더 크다”며 주조 중단을 지시한 데 따른 겁니다.
현지시간 12일, 필라델피아 조폐시설에서 마지막 1센트 동전이 만들어졌습니다. 232년 동안 이어져 온 페니의 역사가 이로써 막을 내렸습니다.
미국이 동전 생산을 중단한 건 지난 1857년 반센트 이후 168년 만입니다. 브랜든 비치 미 연방재무관은 “최근 몇 년 사이 생산비가 급격히 오르고, 동전 사용 수요는 크게 줄었다”며 “페니 생산을 멈추면 매년 약 5600만 달러의 세금을 아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 조폐국은 그동안 보유하고 있던 빈 동전을 소진하면서 단계적으로 생산량을 줄여 왔습니다.
다만 1센트의 법정통화 지위는 그대로 유지됩니다. 비치 재무관은 “페니를 없애는 게 아니라 단지 더 이상 만들지 않는 것일 뿐이며, 매장이나 유통 현장에서는 여전히 사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일부 매장에서는 이미 페니 부족으로 결제 금액을 반올림하는 방식이 도입됐습니다. 예를 들어 1센트 단위 금액을 올리거나 내리는 식으로 계산하는 겁니다.
이에 소매업계는 의회에 ‘5센트 단위로 반올림할 수 있도록 허용해 달라’는 법 개정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다만 일부 주의 규정과 저소득층 식료품 지원제도인 SNAP 관련 법에서는 이런 반올림을 금지하고 있어 논의가 필요합니다.
한편 이날 마지막으로 주조된 1센트 동전은 경매에 부쳐질 예정입니다. 경매 수익금은 미 조폐국 공공기금으로 귀속됐다가 연말에 재무부 일반기금으로 넘어가 연방정부 재정에 쓰일 예정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10원짜리 동전은 어떨까요. 10원짜리 동전도 화폐로서의 효용성이 낮아지면서, 발행을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현재 10원짜리 한 개를 만드는 데 약 20원이 드는데, 액면가의 두 배에 달하는 셈입니다.
10원짜리는 지름 18mm에 구리 48%, 알루미늄 52% 비율로 만들어지집니다. 2006년 크기와 구리 함량을 줄이면서 제작비를 절반 가까이 낮췄지만, 여전히 발행 단가가 액면가를 웃도는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계속 발행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금융당국은 “10원짜리가 물가 안정의 방패막이 역할을 한다”고 설명합니다.
10원 단위 화폐가 사라지면 물가 조정이 50원 단위로 이뤄지면서 서민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겁니다.
또 현금 결제가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기 때문에 10원짜리가 여전히 필요한 곳도 있습니다. 대형마트나 편의점 등에서는 10원 단위까지 할인 경쟁을 벌이기 때문에 거스름돈으로 10원짜리를 갖춰둬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자결제가 일상화됐지만, 미국과 다르게 10원짜리 동전은 여전히 우리 경제의 가장 작은 단위로 남아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영상으로 만나보시죠.
김영석 한경디지털랩 PD youngsto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