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혼자 밥먹기)' 손님을 거부하는 식당이 "혼자 오지 말라"는 안내문을 내걸었다.
지난 10일 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식당에) 들어가려다 이거 보고 발 돌렸다'는 글과 함께 짜장면집 출입문에 부착된 안내문 사진이 올라왔다.
사진 속 안내문에는 "혼자서 드실 땐 2인분 값을 쓴다, 2인분을 다 먹는다, 친구를 부른다, 다음에 아내와 온다"라는 문구와 함께 "외로움은 팔지 않습니다. 혼자 오지 마세요"라고 적혀 있었다.
이 게시물은 하루 만에 조회 수 30만회를 넘기며 빠르게 확산했다. 대부분의 누리꾼은 "혼밥이 왜 외로움이냐", "혼자 온 손님을 '외로운 사람'으로 치부한다", "유머라기엔 불쾌하다", "손님 한 분 한 분 귀한 줄 알아야 한다" 등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들어가기 전에 볼 수 있게 해놔서 그나마 다행이다. 전에 라면 가게 갔더니 혼자 왔다고 욕하면서 내쫓긴 적 있다"는 댓글처럼 씁쓸함을 드러내는 이들도 있었다.
국내에서 '혼밥' 손님을 둘러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7월 전남 여수의 한 유명 맛집에서는 혼자 식사하던 여행 유튜버가 2인분을 주문했음에도 사장에게 "빨리 먹고 나가라"는 말을 듣고 홀대당했다고 폭로해 논란이 됐다.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여수시는 "정기적인 친절 교육에도 불친절 사례가 발생해 죄송하다"며 공식으로 사과했고, 1인 손님 응대 매뉴얼 제작과 친절 교육 강화를 약속했다.
한편 일부에서는 식당의 입장을 이해한다는 의견도 있다. 지난 5월 온라인 커뮤니티 스레드에는 '혼밥 할 때는 유튜브 시청 금지'라는 안내문을 붙인 식당 사진이 화제가 됐다. 이에 "얼마나 무례한 손님이 많았으면 그랬겠냐", "라면 하나 시켜놓고 유튜브 본다고 3~4시간씩 자리 차지하면 천불 날 듯" 등 자영업자를 이해한다는 반응이 잇따랐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1인 가구 비중은 35.5%에 달한다. 그런데도 일부 음식점은 여전히 '2인분 이상 주문 가능' 등의 규칙을 내세우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조리 효율과 인건비, 좌석 회전율을 생각하면 1인 손님을 받기가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지만, 소비자들은 "1인 손님도 동등한 고객으로 대우받아야 한다"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