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비엘 '잭팟'…3.8조 기술수출

입력 2025-11-12 17:52
수정 2025-11-13 01:38
신약 개발 기업 에이비엘바이오가 시가총액 기준 세계 최대 제약사인 미국 일라이릴리와 최대 3조8000억원 규모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역대 국내 바이오 기업의 기술수출 계약 중 세 번째로 큰 규모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일라이릴리에 계약금 4000만달러(약 585억원)와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을 포함해 최대 25억6200만달러(약 3조7500억원)에 신약 개발 플랫폼 ‘그랩바디-B’를 기술수출한다고 12일 발표했다. 그랩바디-B는 약물이 뇌 접근을 막는 뇌혈관장벽(BBB)을 뚫고 효과적으로 전달되도록 돕는 플랫폼 기술이다. 양사는 이 플랫폼을 활용해 여러 모달리티(치료접근법)의 신약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양사는 플랫폼 적용 분야를 기존 퇴행성 뇌 질환에서 비만 및 근육 질환 등으로 넓히겠다고 밝혔다.

올해 들어 에이비엘바이오의 기술수출 계약액은 총 8조원에 육박한다. 이번 계약은 지난 4월 영국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에 최대 4조10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한 지 불과 7개월 만에 올린 성과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에이비엘바이오 주가는 가격제한폭(29.95%)까지 뛴 12만6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종가 기준 시총은 6조9844억원으로 전일(5조3747억원) 대비 1조6000억원 넘게 뛰었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올해 기술수출 계약액 역시 18조원을 넘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현재 그랩바디 위상이 매우 높다”며 “이번 기술이전 계약은 그랩바디 플랫폼의 사업화 잠재력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