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PG 명가 넥슨 '화려한 부활'…신작게임 연속 흥행

입력 2025-11-12 17:27
수정 2025-11-13 00:14
넥슨이 ‘2025 대한민국 게임 대상’에서 대통령상인 대상을 수상했다. 지난 3월 출시된 ‘마비노기 모바일’이 생활형 판타지 장르를 개척하며 세대 확장에 성공한 덕이다. 한국 최초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바람의 나라’를 내놓는 등 국내 온라인 게임산업의 기틀을 닦은 넥슨이 다시 한번 ‘대박 신작’을 터뜨리며 명가의 부활을 알렸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 ‘2025 게임 대상’ 주인공은 넥슨 12일 부산 벡스코 제2전시관에서 열린 2025 대한민국 게임 대상 시상식에서 넥슨이 마비노기 모바일로 대통령상(대상)을 받았다. 올해 게임 대상은 넷마블의 ‘세븐나이츠 리버스’와의 2파전으로 진행됐다. 두 작품 모두 자사 대표 지식재산권(IP)을 활용했지만, 넥슨은 ‘생활형 판타지 RPG’라는 독자 장르를 구축하며 세대 확장에 성공했다.

마비노기 모바일은 낚시·요리·연주 등 일상적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자유도 높은 플레이를 구현해 기존 전투 중심 MMORPG와 차별화했다. Z세대를 중심으로 신규 유입이 급증하며 이용자층이 빠르게 넓어졌다.

넥슨이 정체기를 끝내고 다시 명가의 이름을 되찾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때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로 한국 게임 시장을 주름잡았던 넥슨은 지난 10여 년간 장기 IP에만 의존하고 신작이 없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2010년대 중반 이후 신작 부재와 모바일 전환 지연으로 성장세가 둔화했고, 일부 대표작은 이용자 이탈로 부진을 겪었다. 하지만 지난해 ‘IP 성장 전략’ 발표를 기점으로 조직 구조를 재정비하고 신규 개발 투자를 확대하면서 반등하기 시작했다.

넥슨은 올해 3분기 실적에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 대표 IP인 ‘메이플스토리’ 프랜차이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1% 늘었다. ‘메이플스토리 월드’ 매출은 8배 이상 급증하며 이용자 제작 콘텐츠(UGC) 중심의 신성장 모델로 자리 잡았다. 던전앤파이터(PC) 매출은 72% 증가했고 FC 온라인 역시 신규 클래스 업데이트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특히 마비노기 모바일은 대규모 업데이트 이후 일간활성이용자 수(DAU)와 체류 시간 모두 증가하며 3분기 실적 성장에 직접 기여했다. 업계에서는 “넥슨이 단기 흥행에 의존하지 않고 기존 IP와 신작이 함께 성장하는 구조로 전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 신작 ‘아크 레이더스’로 흥행 재도전넥슨의 체질 변화를 보여주는 결정적 사례는 신규 IP인 ‘아크 레이더스’다. 지난달 30일 출시된 이 작품은 불과 며칠 만에 PC·콘솔 합산 동시접속자 70만 명을 기록했다. 글로벌 누적 판매량 400만 장도 돌파했다. 글로벌 게임 플랫폼인 스팀에서 베스트셀러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북미·유럽 주요 시장에서도 이용자 평가가 ‘매우 긍정적(very positive)’으로 집계됐다.

아크 레이더스는 익스트랙션 서바이벌 게임으로, 하드코어 장르 특유의 높은 진입장벽을 낮춘 것이 특징이다. 초심자도 쉽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 시스템을 제공해 마니아 장르를 대중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에서는 “아크 레이더스는 넥슨이 그동안 약하다고 평가받던 글로벌 트리플에이(AAA) 시장에서 처음으로 주류 경쟁력을 입증한 타이틀”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온라인게임의 시조 격인 ‘바람의 나라’를 만든 회사가 다시 한번 세계 시장에서 존재감을 증명한 셈이다.

넥슨은 하반기에도 글로벌 시장 공세를 이어갈 계획이다. 텐센트와 협력해 오는 18일 ‘더 파이널스’ 중국 오픈 베타를 시작하고, 마비노기 모바일을 내년 일본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이정헌 넥슨 일본법인 대표는 지난 11일 콘퍼런스콜에서 “3분기에는 메이플스토리 프랜차이즈가 두드러진 성과를 냈고, 신규 IP인 아크 레이더스가 글로벌에서 흥행 가능성을 입증했다”며 “기존 IP와 신작 모두의 성장 속도를 높여 명가로서의 위상을 다시 세우겠다”고 강조했다.

안정훈 기자 ajh632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