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 산하 광주식품의약품안전청(광주식약청)이 충남의 한 건강식품 제조기업 제품을 ‘부적합’으로 판단했다가 뒤늦게 정정한 사실이 드러났다. 검사 착오로 내려진 회수 명령 탓에 기업은 납품 물량을 폐기하고 매출이 반토막 나는 등 수억원의 손실을 봤다. 그럼에도 광주식약청 측이 손실 보상에 대해 “근거 규정이 없다”며 책임을 회피해 논란을 키우고 있다. ◇검사 착오로 제품 회수, 기업은 ‘직격탄’12일 천안시와 건강식품 제조기업 소울네이처푸드에 따르면 광주식약청은 지난 7월 회사가 생산한 단백질 셰이크 파우치 4종(곡물·녹차·초콜릿·흑임자맛)을 수거해 금속성 이물(쇳가루) 검사를 했다. 이 제품은 전문 유통사를 통해 전국 1300여 개 오프라인 매장과 쿠팡, 옥션, G마켓 등 주요 온라인몰에서 판매된다. 광주식약청은 8월 6일 “금속성 이물이 기준치를 초과했다”며 천안시에 ‘부적합 식품 긴급 통보서’를 보냈다. 식품위생법상 금속성 이물은 제품 내용물 1㎏당 10㎎ 이하여야 하는데 해당 제품에서 22.8~52.2㎎이 검출됐다고 했다. 천안시는 이를 근거로 즉시 ‘부적합 식품 긴급 회수 명령’을 내렸다.
소울네이처푸드는 재검사를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 현행 식품위생법 45조에 따라 이물은 재검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회사는 자사 홈페이지와 유통망을 통해 회수 사실을 공지하고, 판매·보관 중이던 제품 10만 개를 전량 폐기했다. 회수·폐기 비용만 1억1000만원, 소비자 환불액은 4000만원에 달했다. ‘부적합 식품’ 보도가 나오자 소비자 민원이 폭증했고 거래처 거래 중단으로 매출은 급감했다. 지난 9월 매출은 전월 대비 50%(15억원) 수준으로 쪼그라들었으며 회복 조짐도 없다. ◇철분을 ‘쇳가루’로 판단문제의 원인은 제품에 첨가된 철분 보충제(푸마르산 제1철)다. 광주식약청은 검사 당시 이 성분을 금속성 이물로 오인했다. 건강식품 품목제조보고서에 철분 성분이 기재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기업이 신고하는 품목제조보고서에서는 철분 등 부가 첨가물 표기가 의무사항이 아니다. 결국 식약청이 철 성분을 쇳가루로 착각해 회수 명령을 내린 셈이다. 광주식약청이 금속성 이물 검사 전후 제품 포장지에 표기된 철분 성분조차 확인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회수 명령 취소가 이뤄진 것은 석 달이 지난 뒤였다. 그 사이 기업은 거래 중단과 브랜드 이미지 훼손으로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상위 기관인 식약처는 뒤늦게 제도 보완 방침을 내놨다. 식약처 관계자는 “건강식품 제조 시 사용하는 모든 첨가물을 보고하도록 관련 지침을 개선하겠다”며 “현행법령상 공익 목적으로 회수를 명령했다가 철회한 경우 손해배상 규정은 없다”고 했다. 천안시 관계자는 “광주식약청 검사 결과에 따라 행정처분을 내린 것”이라며 “앞으로는 부적합 통보가 오면 좀 더 세밀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병기 소울네이처푸드 대표는 “부적합 통보를 받고 재검사를 요청했지만 이물은 재검사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광주식약청이 제품 포장지에 표기된 철분 성분을 제대로 확인만 했더라도 피해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천안=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