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대금 늘고 증시 부양책 기대…증권株 다시 뛴다

입력 2025-11-12 17:30
수정 2025-11-12 23:56
배당소득세 완화와 자사주 의무 소각 등 국내 증시에 우호적인 정책 논의가 이어지자 증권주가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코스피지수 상승으로 거래대금이 가파르게 늘고 있는 점도 증권주엔 호재다. 종합투자계좌(IMA) 등 증권사가 덩치를 키울 수 있는 제도적 변화까지 예정되면서 증권 업종이 구조적 성장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배당세율 인하·상법 개정 기대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권주 11개를 모은 KRX 증권지수는 이날 5.34% 상승했다. 전날 장 마감 후 3분기 호실적을 내놓은 삼성증권 상승폭(9.17%)이 가장 컸다. 삼성증권은 분기 기준 처음으로 순이익 3000억원을 돌파했다. 증권 업종 대장주인 미래에셋증권이 6.97%, 한국투자증권 모회사인 한국금융지주가 3.95% 각각 올랐다.

정부가 배당소득세 완화와 3차 상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이 큰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당정은 최근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을 25%로 낮추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기존 정부안(35%)보다 크게 완화한 수준이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배당소득세율이 기존 안보다 낮아지면 대주주가 배당을 확대할 유인이 커진다”며 “배당투자 수요가 늘면서 상장기업 주가가 상승하는 선순환이 발생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특히 증권 업종은 배당수익률 상승에 따른 투자 수요 증가와 주가 상승을 통한 실적 개선을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자사주 소각을 골자로 한 3차 상법 개정안을 추진하는 점도 전반적인 주가 상승 기대를 키우는 주요 요인 중 하나다. 상장사들이 자사주 소각에 나서면 주식 수가 줄기 때문에 기존 주주가 보유한 주식 가치가 높아지는 효과가 발생한다. 증권 업종 가운데 자사주 비중이 높은 신영증권(7.2%), 부국증권(6.87%) 등의 주가가 이날 급등한 배경이다.◇거래대금 증가에 실적 기대 ‘쑥’증권사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거래대금 역시 최근 들어 급증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증시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40조2853억원이었다. 2021년 1월(42조1073억원) 후 4년9개월 만의 최대 규모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증시 대기자금 성격인 투자자 예탁금 역시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며 “반대로 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꾸준히 감소하며 은행에서 증권사로 머니무브가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해외 증시 주간 거래 재개로 해외 주식 거래 수익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도 커지고 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8월 중단됐던 미국 주식 주간 거래가 이달 4일부터 재개됐다”며 “증권사 해외 주식 거래에서 주간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이 최대 15%에 달했던 만큼 실적이 더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사 수익 기반이 꾸준히 넓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구조적 성장’을 예상하는 분석도 나온다. 김현수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과거엔 주식 거래량에 따른 증권사의 실적 변동성이 매우 컸다”며 “앞으로 IMA, 발행어음 등 증권사가 자금을 조달해 직접 운용하는 수익 비중이 점차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증권사별로 자본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가 개별 주가를 좌우할 것으로 봤다.

증권 업종 주가가 단기 급등한 점은 위험 요인이란 평가다. 정태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난 2분기부터 급등했으나 이익 추정치는 기대에 못 미쳤다”며 “실적이 주가 상승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면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이 커진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증권 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제시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