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내란 협조 공직자' 걸러내기 TF 가동

입력 2025-11-11 17:51
수정 2025-11-12 02:06

정부가 49개 중앙행정기관을 대상으로 ‘12·3 비상계엄’ 등에 가담한 공직자를 조사하기로 했다. 정부는 전 부처와 국무총리실 산하에 ‘헌법존중정부혁신TF(태스크포스)’를 설치하고 내년 2월 13일까지 내부 인사 조치를 마치겠다는 계획이다. 정치권에선 문재인 정부 때 진행된 ‘적폐 청산’이 이번엔 ‘내란 청산’이라는 이름으로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재명 대통령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3개월 내 조사 ‘속도전’김민석 총리는 1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내란에 가담한 사람이 승진 명부에 이름을 올리는 등 문제가 제기됐고, 공직 내부에서 헌법 가치가 훼손됐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헌법존중정부혁신TF 구성을 제안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좋은 생각”이라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내란에 관여한 정도에 따라 형사 처벌할 사안도 있겠고, 행정 책임을 물을 수도 있을 것”이라며 “인사상 문책이나 인사 조치할 정도의 낮은 (관여) 수준도 있기 때문에 (TF 설치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내란을 수사하는) 특검에 의존할 게 아니라 독자적으로 해야 할 일 같다”고 덧붙였다.

총리실은 국무회의 직후 TF 구성 계획안을 발표했다. 49개 부처 가운데 군(합동참모본부)과 검찰·경찰, 국무총리실, 기획재정부, 외교부, 법무부, 국방부, 행정안전부 등 12개 기관이 집중 점검 대상으로 지정됐다. 해당 기관은 오는 21일까지 내부에 자체 조사 TF를 구성하고, 다음달 12일까지 기관별 조사 대상 행위를 확정해야 한다. 내년 1월 31일까지 조사를 마치면 총괄 TF가 내년 2월 13일까지 인사 조치를 마무리하는 구조다. 조사 범위는 지난해 12월 3일을 기점으로 직전 6개월부터 직후 4개월까지 총 10개월이다. 총리실은 국가공무원법(제59조 헌법준수 의무 등)과 징계 관련 개별법을 처벌 근거로 들었다.

TF는 조사 과정에서 업무용 컴퓨터와 서면 자료를 모두 열람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개인 휴대폰은 자발적 제출을 유도하되, 의혹이 있는데도 협조하지 않으면 대기발령·직위해제 후 수사 의뢰하는 것도 고려하겠다고 총리실은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김 총리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계엄 당일 국회 출입을 통제한 경찰, 계엄 정당성을 옹호하는 전문을 해외 공관에 발송한 행위 등을 내란 동조 사례로 들었다. ◇정부 부처 인사 늦어질 듯대통령실은 정부 출범 이후 5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TF를 구성한 배경에는 최근 언론 보도와 국정감사 지적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비상계엄에 가담한 인사들이 승진하는 사례가 알려지자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했다는 의미다.

하지만 관가에서는 전 정부에서 고위직을 지낸 인사들을 겨냥한 TF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TF 조사 결과가 나오는 내년 초 대대적인 인사 조치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조사가 끝날 때까지 사실상 정부 부처 고위직 인사가 ‘올 스톱’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에 대해 총리실 관계자는 “징계받는 규모는 크지 않을 것”이라며 “가령 산업통상부의 대왕고래 프로젝트 등은 이전 정부의 정책이지만, 내란과 관계없기 때문에 조사 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정부는 언제까지 ‘내란 타령’만 할 작정인가”라며 “정권이 바뀔 때마다 공직자를 죄인으로 몰아붙이는 정치 보복의 반복은 이제 국민 피로를 넘어 분노로 치닫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형규/이현일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