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주택시장 합리적 기대 무너졌다…금리 내리면 집값 급등"

입력 2025-11-11 12:00
수정 2025-11-11 12:02

한국의 부동산 시장이 합리적 기대에서 벗어난 상태라는 한국은행 분석이 나왔다. 집값이 오를 때는 물론, 내릴 때도 미래엔 집값이 오를 것이란 믿음이 강하게 자리잡고 있다는 있다는 것이다. 한은은 이런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경우 집값이 큰 폭으로 상승하고, 성장률에는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했다.

11일 한은은 윤진운·이정혁 조사역이 쓴 '진단적 기대를 반영한 주택시장 DSGE모형 구축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견해를 밝혔다. 이들은 한은이 주택가격전망 CSI 자료를 분석해 국내 주택시장 참가자들의 기대가 합리적인 선을 벗어났다고 판단했다.

합리적 기대가 무너진 주택시장엔 '진단적 기대'가 자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진단적 기대는 경제주체들이 주택가격 상승과 관련한 과거 또는 최근의 뉴스 정보나 기억을 선택적으로 회상해 경제여건 변화와 무관하게 미래에도 주택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편향된 기대를 형성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이런 진단적 기대가 형성된 상황에서는 통화정책의 효과가 부동산 쪽에 집중된다는 게 이들의 분석이다. 실제 모형 분석 결과 진단적 기대가 있는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경우 합리적 기대가 있는 상황에 비해 주택 가격은 56% 더 높게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경제주체들이 금리 인하의 주택 가격 부양 효과를 과도하게 평가하면서 자금이 부동산 시장에 몰리게 되고, 이로 인해 가격이 더 큰 폭으로 증가하는 것이다.

반면 경제 성장 효과는 위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시장에 진단적 기대가 있을 때 GDP와 투자, 소비는 합리적 기대 하에서보다 각각 8%, 9%, 10%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윤 조사역과 이 조사역은 "진단적 기대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경제주체들이 과도하게 주택가격 상승 기대를 형성하지 않도록 주택시장 관련 대책을 일관성있게 지속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통화정책을 완화할 경우엔 거시건전성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