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겠지" 스마트폰 1시간 넘게 했을 뿐인데…충격 결과 [건강!톡]

입력 2025-11-10 20:23


전 세계 인구 10명 중 3명 이상이 '근시'로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 중에서도 소아·청소년 근시 증가세가 폭발적이다. 통상 소아청소년기 시력 이상(한쪽이라도 시력 0.7 이하)의 90% 이상은 근시가 원으로 지목된다.

10일 연합뉴스는 대한안과학회 통계를 인용해 국내 소아·청소년의 시력 이상 비율은 1980년대 9% 수준에서 2024년 57%로 6배 넘게 뛰었다고 보도했다.

또 국민건강영양조사(2016∼2017)에서는 5∼18세의 근시 및 고도 근시(-6디옵터 이상) 유병률이 각각 65.4%, 6.9%로 조사됐다. 13세에는 근시율이 76%에 달했고, 16세 이후에는 고도 근시율이 20%까지 올랐다.


2013∼2022년 서울 지역 19세 남성 병역판정검사 자료에서도 근시와 고도 근시 유병률은 각각 70.7%, 20.3%로 집계됐다. 이 추세가 이어진다면 2050년에는 청소년 10명 중 9명꼴로 근시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근시는 유전적 요인뿐 아니라 환경적 요인과 생활 습관이 결정적이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스마트폰, 태블릿, 온라인 학습 등 근거리 작업이 늘고, 실외 활동이 줄어든 탓이 크다.

서울대병원 안과 김영국 교수 연구팀이 전 세계 33만여명의 소아·청소년(평균 나이 9세)을 대상으로 이뤄진 45개 연구를 메타분석 해 국제학술지 '미국의학협회 네트워크 오픈' 최근호에 발표한 논문을 보면, 하루에 스마트폰·태블릿·컴퓨터·TV 등 디지털 화면 기기를 1시간 더 사용할수록 근시가 발병할 확률이 약 21%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연구에서 근시 위험은 디지털 화면 기기에 매일 1시간에서 4시간 노출될 때 현저히 증가했다. 다만, 하루 최대 1시간까지의 화면 노출에서는 이러한 연관성이 유의미하지 않았다. 즉 눈 건강과 관련한 디지털 기기 노출은 하루 1시간이 분기점인 셈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아이들의 근시를 막기 위해서는 하루 2시간 이상 야외활동이 권장된다.

연구팀은 "야외활동을 하면 햇빛에 의해 망막에서 도파민이 분비돼 안구의 과도한 성장을 억제하는데, 실내 생활이 길어지면 이 과정이 차단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독서나 태블릿 사용 시에는 30∼35㎝(컴퓨터는 50㎝) 거리를 유지하고, 근거리 작업 땐 45분마다 10분 이상 쉬어야 한다"면서 "너무 어둡거나 밝은 조명도 눈의 피로를 가중하므로, 위에서 고르게 비추는 조명이 적절하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6세 이후부터 매년 안과 검진을 받는 게 근시 관리의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근시로 진단된 아동은 눈의 안축장(각막에서 망막까지의 길이) 성장 속도와 근시 진행 정도를 꾸준히 관찰해야 하고, 비문증(날파리증)이나 광시증(빛 번쩍임)은 망막박리의 전조일 수 있으므로 즉시 진료받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40세 이상 성인도 예외는 아니다. 근시 상태에서는 망막열공, 근시황반병증, 녹내장, 백내장 등이 잘 생기므로 1년에 한 번은 안저검사(눈 내부 촬영)를 받는 것이 좋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