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4년 역사의 ‘씰리’는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매트리스 브랜드다. 한국에선 시몬스와 에이스에 이어 3위지만 성장세는 가장 빠르다. 이 브랜드의 국내 사업을 총괄하는 윤종효 씰리코리아컴퍼니 대표는 나이키, 몽블랑에서 경력을 쌓은 뒤 쌤소나이트코리아 대표를 거친 글로벌 브랜드 전문가다. 2012년 씰리에 합류해 당시 50억원이던 회사 연매출을 지난해 810억원으로 키웠다.
10일 서울 삼성동 본사에서 만난 윤 대표는 “취임 초기엔 씰리라는 브랜드를 알리는 데 공을 들였고 안정기에 접어든 뒤엔 직접 제품을 체험해 보고 구입할 수 있도록 매장을 늘린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포켓(주머니)으로 감싸지 않은 씰리만의 스프링(코일) 특허 기술이 타사와의 차별점”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표는 “침대를 구입하는 소비자는 일반적으로 예산을 정해놓고 브랜드별로 비교한다”며 “코일 탄성과 지지력, 안락함 면에서 뛰어나 비슷한 가격대의 매트리스에 다 누워본 뒤 씰리를 선택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다양한 제품도 강점으로 꼽힌다. 윤 대표는 “100개 이상의 제품 종류는 경쟁사들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라며 “다품종 소량생산을 통해 소비자의 요구에 부합할 수 있도록 선택지를 다양하게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윤 대표는 한국 침대 시장이 계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숙면의 중요성을 절감하는 소비자들이 급증하면서 프리미엄 매트리스를 찾는 수요가 더 커질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그가 아시아 본사인 호주에 “아시아에서 가장 큰 공장을 한국에 짓자”고 제안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씰리는 지난해 6월 경기 여주의 3만㎡ 부지에 매트리스 생산공장을 착공했다. 씰리의 아시아 매트리스 생산공장 중 최대 규모다.
윤 대표는 “10~20년 뒤를 내다보고 아시아 최대 매트리스 생산공장을 짓게 됐다”며 “본사가 수백억원의 투자 결정을 하는 데만 2~3년이 걸렸다”고 회상했다. 그는 “10년 전만 해도 100만원 미만의 제품을 찾는 수요가 많았지만 지금은 250만~500만원대 프리미엄 제품군의 매출 비중이 절반을 넘는다”며 “손재주가 좋은 한국인들이 프리미엄 제품을 생산하면 경쟁력이 있다는 점을 강조해 본사를 설득했다”고 덧붙였다.
씰리가 2016년 여주에 생산시설을 처음 갖춘 뒤 국내에서 판매되는 매트리스의 99%를 여주에서 만들고 있다. 나머지 1%는 호주산 또는 미국산이다. 윤 대표는 “과거엔 호주산, 미국산을 선호하는 한국인이 많아 수입 제품의 비중이 매우 높았지만 지금은 한국산을 더 선호한다”며 “현재 생산량의 대부분을 국내에서 판매하지만 향후 아시아 지역에 수출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 대표는 “한류 열풍 덕에 원가가 높더라도 고품질의 한국산을 구입하려는 해외 수요가 훨씬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씰리는 올해 국내 매출이 지난해보다 10%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윤 대표는 “프리미엄 매트리스 시장을 공략해 2033년까지 연매출을 두 배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