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보이스피싱, 불법사금융, 보험사기 등 민생 침해 금융 범죄를 대상으로 한 특별사법경찰을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전문성을 갖춘 금감원 인력들이 직접 수사에 나서면 민생범죄 대응 역량이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민생금융 범죄 대응특사경’(가칭) 설립을 위한 세부 과제를 검토하고 있다. 국 단위 특사경 산하에 보이스피싱, 불법사금융, 보험사기 수사팀을 각각 두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찬진 금감원장이 금융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특사경 설치를 직접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사경은 특수 분야의 범죄만 행정공무원, 민간인 등에게 경찰과 동일한 수사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특사경은 검사 지휘하에 통신사실 조회, 압수수색, 출국금지 등의 강제 수사권을 행사할 수 있다.
현재 금감원에는 민생침해대응총괄국(불법사금융), 금융사기대응단(보이스피싱), 보험사기대응단(보험사기) 조직이 있지만 강제 수사권이 없어 행정 조사만 가능하다. 이 때문에 금감원이 사건을 조사한 뒤 경찰에 주요 사건을 이첩해 왔다.
이런 구조에서는 수사 연속성이 떨어지고 사건 처리 속도가 늦어지는 문제가 제기돼 왔다. 금감원이 조사를 끝낸 뒤 사건을 넘기면 경찰이 처음부터 사건을 다시 살펴봐야 하기 때문이다. 금감원 조사, 경찰 수사, 검찰 기소 등을 거쳐 대법원판결이 나오기까지는 통상 2~3년이 걸린다.
경찰에 보이스피싱, 보험사기 등을 전담하는 인력이 제한돼 수사 전문성이 떨어지는 한계도 있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감원 특사경이 사건을 수사한 뒤 중대 사안을 곧바로 검찰에 송치할 수 있다”며 “신속하게 가해자 처벌, 피해자 구제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에 보이스피싱·불법사금융·보험사기 특사경을 설치하기 위해선 법을 개정해야 한다. 현행 사법경찰법에선 금감원이 ‘자본시장 관련 범죄’에 대해서만 특사경을 설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금감원은 금융위원회, 법무부, 국회 등과 협의를 거쳐 특사경 설치를 추진할 계획이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