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5년 늦게 받을게요" 했더니…그야말로 놀라운 일이 [일확연금 노후부자]

입력 2025-11-11 06:41
수정 2025-11-11 10:04


노후를 준비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질문 중 하나는 ‘언제부터 국민연금을 수령할 것인가’입니다. 물론 수급개시연령이 되면, 즉 특정 나이가 되면 자동으로 국민연금을 받게 됩니다. 현행법상 국민연금 지급개시연령은 △1953~1956년생 61세 △1957~1960년생 62세 △1961~1964년생 63세 △1965~1968년생 64세 △1969년생 이후 65세로 정해져있습니다.

하지만 국민연금을 자발적으로 더 늦게 받는 제도도 있습니다. 바로 연기연금기제도인데요. 국민연금은 가입기간이 가장 중요한, 다시 말해 가입기간이 길수록 더 많은 금액을 받아가는 구조이기 때문에 일부러 국민연금 수급 시점을 늦추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최근 평균수명 연장과 고령화 속도 가속화에 따라 연기연금에 대한 관심도 커지는 추세인데요. 오늘은 연기연금에 대해 좀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수급 5년 미루고 연금액 36%↑연기연금이란 수급연령에 도달한 국민연금 가입자가 지급 개시를 미룸으로써 월 지급액을 높일 수 있도록 한 제도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수급권이 발생한 뒤 최대 5년까지 지급 개시를 늦출 수 있고, 연기 기간 매 1년마다 약 7.2%의 가산율이 적용돼 지급액이 늘어납니다. 현행법에 따르면 1년 연기시 7.2%, 2년 연기시 14.1%, 3년 연기시 21.6%, 4년 연기시 28.8%, 5년 연기시 36%의 가산율이 붙습니다.




예컨대 100만원의 연금 수급권이 있는 A씨가 연금 전액을 1년 연기 시 100만원의 107.2%인 107만2000원을 1년 후부터 매달 받을 수 있습니다. 2년을 연기하면 14.4%가, 5년간 미루면 36%가 늘어납니다. 5년 간 연금 수급을 미룬 결과 100만원이던 연금이 136만원이 되는 셈입니다.

물가 상승에 따른 급여액 증가 등을 감안하지 않고 단순히 계산해봤을 때 김씨가 5년 연기 후 30년을 산다고 가정 시 연기연금을 통해 추가로 받는 연금액은 1억3000만원에 달합니다. 오랜 기간 건강하게 산다면 월 100만원의 연금을 5년간 받았을 때 연금액(6000만원)보다 훨씬 이득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들이 연기연금 제도를 활용하면 효과적일까요? 일단 향후 몇 년간 안정적인 소득이 있는 사람이라면 연기연금을 신청하는 것을 적극 고려해볼만 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국민연금 수령 연령이 됐지만 일자리가 있거나 금융·부동산 자산을 통한 안정적 수입이 있어 생계에 어려움이 없는 수급자라면 개시 시점을 뒤로 미루는 대신 더 많은 연금액을 타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소득이 있긴 하지만 원하는 만큼의 생계를 유지하긴 어렵다면 받을 연금의 일부만 수급을 연기할 수도 있습니다. 연기 비율은 받는 연금액 50%, 60%, 70%, 80%, 90%, 100% 중 하나를 선택해 신청할 수 있습니다. 연금 수령액의 전부를 연기할 수도 있지만 절반은 수급 개시와 함께 받으면서 나머지 절반에 대해서만 가산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연금 받을 때 소득 높으면 감액될 수도다만 주의할 점도 있습니다. 우선 연기연금은 가입자가 국민연금을 수령할 수 있는 나이가 됐을 때 연금 수급권 취득 이후 최대 5년간 연금액의 일부 또는 전부의 수령을 미룰 수 있는 제도입니다.

또 지급 개시가 늦어지면 연금을 지급받는 기간 자체는 그만큼 줄어듭니다. 건강상태가 좋지 않거나 당장 자금흐름이 안정적이지 않다면 손해가 될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연금 수령을 연기한 뒤 나중에 받게 될 시점에 자신의 소득이 얼마일지도 따져봐야 합니다. 연금 개시 시점에 소득이 많으면 연금 수령액이 감액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국민연금을 10년 이상 납부한 사람이 연금 수급 개시 시점이 됐을 때 월평균 소득금액이 최근 3년간의 국민연금 전체 가입자 평균소득월액(A값)을 초과하면 최대 5년간 연금액이 삭감됩니다. 올해 기준 A값은 월 308만9062원입니다. 2024년(월 298만9237원) 대비 3.3% 상승한 수치입니다.



예를 들어 A값을 초과한 소득이 ‘100만원 미만’ (1구간)이면 초과액의 5%를 깎이게 됩니다. 이 기준은 초과 소득이 100만원이 늘어날 때마다 점점 커집니다. 다만 돈을 많이 번다고 해서 무한정 연금이 감액되는 것은 아닙니다. 국민연금공단은 감액의 상한선을 노령연금 수급액의 최대 50%까지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 탈락 여부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피부양자란 보수 또는 소득이 없어 직장가입자에 의해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을 뜻합니다. 직장가입자의 배우자, 직계존속(부모, 조부모), 직계비속(자녀, 손자녀)까지 포함되며 피부양자가 되면 건보료를 부담하지 않아도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2022년 건강보험 부과체계 개편으로 피부양자 인정 기준(소득, 재산, 부양 요건) 가운데 소득 기준이 연소득 3400만원 이하에서 2000만원 이하로 강화됐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소득에는 국민연금과 같은 공적연금 소득과 금융소득, 사업소득, 근로소득, 기타소득이 포함됩니다.

다시 말해 연기연금을 신청할 때 자신이 건강보험 지역가입자로 전환되면 내게 될 건강보험료가 얼마나 될지를 미리 계산해 늘어나는 연금액과 비교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역가입자는 건보료를 산정할 때 소득 뿐만이 아니라 보유 중인 재산에도 보험료를 부과합니다. 경우에 따라선 연기연금으로 늘어난 국민연금 수급액 이상의 건보료를 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연기연금을 통해 기껏 연금액을 높여놨더니 ‘건보료 폭탄’을 맞았다는 말을 피하기 위해서는 피부양자 인정 기준도 살펴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