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햄프셔주의 한 주택 정원에서 발견된 튜더 시대(1485~1603) 금화 70여 개가 경매에서 약 9억원에 팔렸다.
BBC 등 외신은 6일(현지시간) "햄프셔주 밀포드온시 인근에 거주하는 한 가족이 2020년 4월 자택 정원을 정돈하던 중 진흙 속에서 금화 63개와 은화 1개를 발견했다"고 전했다.
이후 대영박물관이 해당 금화를 보물로 지정했고, 2021년 10월 추가 발굴을 통해 금화 6개가 더 발견됐다. 이 가족의 정원에서만 총 70개의 동전이 나온 셈이다.
발견된 금화에는 헨리 6세 통치기(1420년대) 주조된 것부터 헨리 8세 통치기(1536~1537년) 동전까지 포함됐다. 일부에는 헨리 8세의 두 아내인 아라곤의 캐서린과 제인 시모어의 이니셜이 새겨져 있었다. 전문가들은 1530년대 헨리 8세가 수도원을 해산하던 시기, 부유한 성직자가 자산을 보호하기 위해 금화를 땅에 묻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금화들은 지난 5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경매에서 5개 묶음으로 나뉘어 판매됐다. 낙찰 총액은 38만1407파운드(약 7억3200만원)였으며, 수수료를 포함한 최종 낙찰가는 46만7215파운드(약 8억9700만원)에 달했다. 이는 당초 예상가 23만 파운드(약 4억4100만원)를 크게 웃돈 금액이다.
경매를 진행한 데이비드 게스트는 "놀라운 동전들이 전 세계 입찰자들에게 판매됐다. 내 기대를 뛰어넘었다"고 말했다.
게스트는 "이 동전들은 당시 소유자가 장기간에 걸쳐 저축해둔 것으로 보인다. 총액은 26파운드였는데 이는 당시 집값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엄청난 돈이다. 당시 영국 사람들 중 금화를 본 사람이 거의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족들은 매우 기뻐하고 있으며, 놀라움에 휩싸여 있다. 그들에게는 경이로운 여정이었다"며 "그들에겐 복권에 당첨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이 가족은 판매금 일부를 당구대를 사고, 휴가를 보내는 데 쓸 예정"이라고 전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