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시장, 세운4구역 두고 김민석 총리 직격…공개토론 제안

입력 2025-11-10 11:17
수정 2025-11-10 11:20


서울 도심 재개발을 둘러싼 정부와 서울시의 갈등이 정면충돌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0일 김민석 국무총리를 향해 “역사와 미래가 공존하는 서울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따져보자”며 공개토론을 공식 제안했다.

오 시장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을 통해 “김민석 총리께서 종묘만 보고 돌아오지 말고 세운상가 일대를 모두 둘러보시라”며 “판잣집 지붕으로 덮인 세운상가 일대는 60년 가까이 폐허처럼 방치된 도시의 흉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서울시의 세운4구역 재정비촉진사업은 종묘를 훼손하는 일이 결단코 아니다”며 “남산에서 종묘까지 이어지는 녹지축이 조성되면 흉물스러운 상가가 종묘를 가로막지 않게 되고, 도시의 생태·문화적 가치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녹지축 양옆으로 종묘에서 멀어질수록 낮은 건물부터 단계적으로 높아지게 설계돼 종묘 경관과 조화를 이루게 된다”며 “서울 중심부에 새로운 활력과 경제적 파급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정부는 종묘 앞 고층건물 조성 계획이 세계유산의 경관을 훼손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가유산청은 서울시의 세운4구역 변경안이 ‘세계유산 영향평가(HIA)’ 절차 없이 추진됐다며 재검토를 요구한 상태다. 김 총리 역시 이날 종묘 현장을 방문해 “세계유산의 원형 보존은 국가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오 시장은 “서울시가 구체적인 협의와 조율을 제안했지만 중앙정부가 정치 프레임으로 몰고 가며 일방적으로 시를 매도하고 있다”며 “소통 대신 공방만 이어가는 것은 국정 운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세운4구역은 청계천과 종로 사이 약 4만㎡ 규모로, 2004년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된 뒤 수차례 지연 끝에 올해 사업계획이 다시 확정됐다. 서울시는 지난달 건물 최고 높이를 종로변 101m, 청계천변 145m로 상향 조정해 고시했지만, 정부의 반발로 착공이 또다시 불투명해졌다.

이번 공개토론 제안은 단순한 개발 논쟁을 넘어, 서울의 도시정책 결정권을 둘러싼 지방자치와 중앙정부 간 권한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정치적 논쟁을 넘어 전문가·시민사회가 참여하는 실질적 논의의 장이 마련될지가 주목된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