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4년 역사를 가진 ‘씰리’는 세계에서 가장 큰 미국 시장에서 오랜 기간 1위를 달리고 있는 매트리스 브랜드다. 국내에선 시몬스, 에이스에 이어 3위지만 매출 성장세는 가장 가파르다. 이 브랜드의 국내 지사장을 맡고 있는 윤종효 씰리코리아컴퍼니 대표는 나이키, 몽블랑 등을 거쳐 쌤소나이트코리아 대표를 맡았던 글로벌 브랜드 경영 전문가다. 2012년에 합류해 연매출을 당시 50억원에서 12년만인 지난해 810억원으로 16배 이상 키웠다. 윤 대표는 “취임 초기엔 씰리라는 브랜드를 알리는 데 공을 들였다”며 “직접 제품을 체험해본 뒤 구입할 수 있도록 매장을 늘린 것도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10일 서울 삼성동 본사에서 만난 윤 대표는 “포켓으로 감싸지 않은 씰리만의 코일(스프링) 특허기술이 타사와 다른 차별점”이라고 강조했다. 스프링의 탄성과 내구성이 강한 것은 물론, 너무 물렁하게 느껴지지 않도록 지지력까지 갖췄다는 것. 씰리침대의 포스처피딕 시스템이 적용된 스프링은 연결형 구조로 제작돼 무게 지탱력과 탄성을 극대화했다. 이음새 부분을 부드럽게 설계해 옆사람의 움직임이 전달되는 것을 최소화했다. 이 스프링은 최첨단 분야에서 주로 쓰이는 단단한 티타늄 합금으로 제작돼 내구성이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또 이중 열처리와 스프링 압축 복원 공정을 더해 내구성을 극대화했다.
윤 대표는 “침대를 구입하려는 소비자들은 예산을 정해놓고 브랜드별로 비교하는 게 보통”이라며 “같은 가격대 매트리스에 다 누워본 뒤 씰리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코일의 탄성, 지지력과 안락함이 미세하게 다르다”는 설명이다. 푹신한 걸 선호하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어느 정도는 받쳐줘야 편안하다고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윤 대표는 이어 “144년이라는 오랜 기간 동안 개발해온 혁신 기술은 국내 17건을 포함해 전 세계에 470여개 특허등록으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제품의 종류도 타 브랜드보다 다양하다. 소비자들이 더 세밀한 기준으로 매트리스를 선택할 수 있게 하려는 취지다. 윤 대표는 “전체 제품 모델의 가짓수(SQ)가 100개가 넘는데 이는 경쟁사들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라며 “다품종 소량 생산을 통해 소비자들의 니즈에 더 부합할 수 있도록 선택지를 다양하게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표는 한국시장의 성장을 자신했다. “숙면의 중요성을 깨닫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프리미엄 매트리스를 찾는 수요는 더 커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그가 아시아 본사인 호주에 “아시아 최대 규모의 공장을 한국에 짓자”고 제안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윤 대표는 “10~20년 뒤를 내다보고 여주에 아시아 최대 규모의 매트리스 생산공장을 지었다”며 “수백억원을 투자하는 결정을 본사가 내리는 데만 2~3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10년 전만 해도 100만원 미만의 제품을 찾는 수요가 많았지만 지금은 250만~500만원대 프리미엄 제품군의 매출 비중이 절반을 넘는다”며 “손재주가 좋은 한국인들이 뛰어난 기술로 프리미엄 제품을 생산하면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본사를 설득했다”고 덧붙였다. 500만~1000만원대 울트라 프리미엄 제품 매출 비중은 14% 가량이다.
씰리의 여주 공장 완공 이후 국내 유통되는 매트리스의 99%를 이곳에서 생산하고 있다. 나머지 1%는 호주산, 미국산 등이다. 윤 대표는 “과거엔 호주산, 미국산을 선호하는 한국인들이 많아 수입 제품의 비중이 매우 높았지만 지금은 한국산을 더 선호한다”며 “현재 생산량의 대부분을 국내서 판매하지만 향후엔 아시아 지역에 수출하는 것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국 브랜드지만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을 찾는 아시아 지역 수요를 잡겠다는 얘기다. 윤 대표는 “한류 열풍 덕분에 원가가 높더라도 한국에서 생산한 고품질의 제품을 구입하려는 해외 수요는 훨씬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씰리는 올해 국내 매출이 10%가량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윤 대표는 “프리미엄 매트리스 시장을 공략해 2033년까지 연매출 두 배 이상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고 강조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