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서 부작용 나오는데…'10·15 대책' 통계공방 소송전 비화

입력 2025-11-10 10:10
수정 2025-11-10 10:15

지난달 ‘10·15 주택시장 안정화대책’을 발표하면서 활용한 통계의 적정성 논란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구 등을 지정하면서 가장 최근인 7~9월 기준 주택 가격 상승률이 아닌 6~8월 기준 수치를 적용했다는 게 논란의 핵심이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날 국민의힘은 부동산정책을 총괄하는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을 ‘허위공문서 작성과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야권에서는 국토부 기획재정부 등에도 행정소송을 진행하겠다며 주민 서명도 받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번 사안을 ‘문재인 정부 통계 조작 시즌2’로까지 규정하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정책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공급 확대에 골머리를 싸매도 모자랄 시간에 법정에서 사실관계와 시시비비를 가리는 데 상당한 에너지를 낭비할 수밖에 없게 됐다.

정부는 10·15대책에서 서울 전 지역과 경기 12개 시·구를 규제지역(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야권에서는 대책 발표 시점에 충분히 9월 통계를 활용할 수 있었다는 것을 문제 삼는다. 한국부동산원의 월간 통계 공포일은 15일이다. 주무 부처인 국토부는 이틀 전인 13일 이미 이 통계를 보고받았다. 국토부는 이에 대해 “13일에 이미 위원회 절차가 개시된 상태여서 활용할 수 없었고 통계법상 작성이 완료된 통계를 제공받더라도 공표(15일) 전에 제공 또는 누설하는 것은 엄격하게 금지돼 활용이 불가했다”는 입장이다.

반면 야권은 광범위하게 규제지역을 지정하기 위해 고의적으로 통계를 취사선택했다고 주장한다. 세금이 크게 오르고 재산권을 크게 제약받는 고강도 대책인 만큼 하루 이틀이라도 기다려 최신 통계를 사용하는 게 적절하다는 것이다. 실제 대책 시행일인 16일에는 공개적으로 월간 통계가 공표된 상황이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대책이 정치 공방으로 비화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시장 곳곳에서 대책에 따른 부작용이 터져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소모적인 정치 공방에 에너지를 쏟아야 해서다. 일시적 2주택 상황이었던 수요자들은 갑작스러운 토허제 지정에 수억 원의 세금을 추가로 내야 할 상황이다. 대책 전 토지거래허가 신청했던 재건축 조합원들은 제도 미비로 거래를 인정받을 수 있을지 여부가 불투명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공급을 늘린다면서 이주비 중도금 등 정비사업 대출까지 옥좨버린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조정대상지역에 편입돼 종합부동산세 폭탄을 맞게 된 매입 임대사업자들로 인해 빌라 시장도 초토화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나치게 조급하게, 과도하게 대책을 발표한 후폭풍에 정치 공방까지 더해졌다”며 “선의의 피해자를 구제하고 대책 부작용을 바로잡는데도 모자란 시간인데 정책 공백이 커질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