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술이 빠르게 일상에 스며들면서 단순한 정보가 아닌 실제 경험에서 비롯된 노하우의 가치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시행착오와 축적된 노력이 반영된 실전 경험이 하나의 거래 가능한 경제 자산으로 부상하면서 '경험 경제(Experience Economy)'라는 새로운 시장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24 인터넷 이용실태조사’에 따르면 AI 서비스를 경험한 응답자는 전체의 60.3%로 2021년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용 분야는 ‘정보 검색’이 81.9%에 달해 AI가 지식 탐색의 주요 수단으로 자리잡았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AI가 일반적 지식에 대한 접근을 용이하게 하면서 오히려 시행착오와 성취 과정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실전 노하우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어떻게 해냈는가'에 대한 생생한 경험담과 실무 중심의 문제 해결 방법이 새로운 가치로 인정받으면서 개인의 노하우를 서비스로 거래하는 플랫폼들이 주목받고 있다. 경험 기반 재능 거래의 선두주자 ‘크몽’… 500만 회원이 만드는 노하우 생태계
국내 최대 프리랜서 플랫폼 크몽은 약 500만 명의 회원이 활동하는 대표적인 경험 거래 플랫폼이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과 실전 노하우가 집약되는 공간으로 경험 기반 재능 거래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크몽은 700여 개 이상의 세분화된 서비스 카테고리를 운영하며 현재까지 누적 거래 건수 700만 건을 돌파했다. 평균 거래 만족도는 98.9%에 달해 플랫폼 내에서 양질의 서비스 거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서비스 카테고리는 ▲IT ▲디자인 ▲마케팅 ▲영상·사진 ▲글쓰기 ▲통번역 등 실무와 직결된 전 영역에 걸쳐 확장되어 있다. 크몽의 서비스는 실제 프로젝트 수행과 현장에서 축적한 경험이 상품으로 전환된다는 점에서 ‘경험 경제’의 핵심 가치를 잘 드러내고 있다.
주목할 만한 카테고리는 ‘전자책’ 서비스다. 해당 카테고리에서는 ▲사업 성장 노하우 ▲SNS 운영 노하우 ▲투자 성공 경험담 등 개인이 직접 체험한 실전 경험이 전자책 형태로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으며 현재 1만 7천 건 이상의 전자책이 등록되어 있다. 이는 단순한 지식 습득보다 성공의 과정과 맥락을 학습하려는 강한 시장 수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전자책 서비스 거래의 가장 큰 강점은 진입 장벽이 낮다는 점이다. 특정 분야의 실전 경험을 보유한 누구나 판매자가 될 수 있어 전문 프리랜서뿐 아니라 부업을 원하는 직장인들도 축적된 전문성을 바탕으로 지식을 전수하며 부수입을 창출할 수 있다.
크몽 관계자는 "AI가 보편화되면서 AI가 대체할 수 없는 고유한 경험과 전문성의 가치가 더욱 부각되고 있다"며 "크몽은 국내 대표 프리랜서 플랫폼으로서 개인의 경험이 경쟁력 있는 자산으로 활용될 수 있는 생태계를 지속 확장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검증된 취업 성공 노하우 거래… 구직 경험 공유의 새로운 모델 ‘사람인 스토어’
채용 플랫폼 사람인은 지난 7월 취업에 성공한 이들의 구직 경험과 취업 준비 노하우를 거래하는 ‘사람인 스토어’를 론칭했다. 해당 플랫폼에서는 취업 준비 과정에 필요한 ▲자기소개서 ▲포트폴리오 ▲면접 답변 가이드 등 다양한 실전 콘텐츠가 활발히 거래되고 있다.
사람인 스토어의 핵심 차별점은 실제 취업에 성공한 선배 구직자들이 직접 셀러로 참여해 콘텐츠의 신뢰성과 실용성을 보장한다는 점이다. 구직자들은 자신의 상황에 맞는 맞춤형 정보를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해 현장에서만 얻을 수 있는 핵심 노하우를 빠르게 습득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취업 준비 과정의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고 준비 기간을 효과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
사람인 스토어의 또 다른 특징은 누구나 셀러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취업에 성공한 이들은 자신의 합격 경험을 상품화해 경제적 보상을 얻고 구매자는 검증된 실제 합격 사례와 전문가 수준의 컨설팅을 통해 합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향후 사람인은 플랫폼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서비스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단순한 노하우 거래를 넘어 선후배 구직자 간 상호 성장을 지원하는 상생형 취업 커뮤니티로 발전시킨다는 전략이다. 시니어의 연륜을 사회적 자산으로… 세대를 잇는 지혜 공유 플랫폼 ‘경험거래소’
소셜 벤처 메인에이지가 운영하는 '경험거래소'는 시니어의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을 서비스로 거래하는 독특한 플랫폼이다. 축적된 인생 경험과 전문 지식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 제공이라는 점에서 기존 플랫폼들과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한다.
경험거래소는 ▲건강 ▲일·소득 ▲멘토링 세 가지 카테고리로 구성되어 있으며 디지털 교육부터 취미 공유, 자기계발까지 다양한 분야의 서비스가 거래되고 있다. 시니어들은 추천과 검증 절차를 거쳐 셀러로 등록할 수 있고 구매자는 거래 전 메시지 기능을 통해 판매자와 충분한 소통과 협의를 진행할 수 있다.
경험거래소의 가장 큰 매력은 높은 접근성이다. 특별한 자격증이나 화려한 경력이 없더라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경험과 지식이라면 무엇이든 상품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역사 유적 투어와 같은 문화·예술 체험 서비스도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되며 호응을 얻고 있다.
이러한 경험 거래를 통해 시니어 판매자는 경제적 소득과 사회적 보람을 얻고 구매자는 일반적으로 접하기 어려운 시니어의 깊이 있는 지혜를 활용해 기회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
또한 경험거래소는 시니어의 전문성을 사회적 자원으로 선순환시키는 동시에 ‘긱워크(gig-work)’ 형태의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하고 세대 간 교류를 활성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