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1월 07일 09:36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사모펀드(PEF) EQT파트너스가 국내 최대 전사적 자원관리(ERP) 기업 더존비즈온을 1조3000억원에 품는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더존비즈온 최대주주 김용우 회장은 보유주식 677만1184주(22.29%)를 EQT파트너스의 특수목적법인(SPC) 도로니쿰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전날 체결했다. 매각가는 주당 12만원으로, 전날 종가(9만3400원) 대비 약 28.5%의 프리미엄이 붙었다.
더존비즈온 2대주주 신한금융도 동일한 가격에 보통주와 우선주를 EQT에 넘긴다. 신한금융은 2021년부터 더존비즈온의 전략적투자자(SI)였으며 지난해 베인캐피탈이 갖고 있던 지분을 매입하며 2대주주로 올라섰다. 신한금융 계열사들이 보유한 지분까지 합쳐 EQT는 더존비즈온 경영권 지분 34.85%(우선주 포함)를 보유하게 된다. 총 거래대금은 1조3158억원이다.
1991년 설립된 더존비즈온은 국내 유일 토종 ERP 기업으로 국내 ERP 시장에서 독일 SAP에 이은 2위 사업자다. 연매출 4000억원, 영업이익률 20%대를 안정적으로 올리는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기업 고객들에게 핵심 ERP를 비롯해 세무, 회계, 컴플라이언스, 커뮤니케이션 등 다양한 클라우드와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스웨덴 발렌베리 가문 계열의 EQT는 유럽 최대 PEF 운용사다. 최근 한국에서 명함공유앱 '리멤버'를 운영하는 리멤버앤컴퍼니를 5000억원에 인수하는 등 PE부문 투자를 활발히 하고 있다.
양측은 가격을 둘러싸고 눈높이가 맞지 않아 협상에 난항을 겪다가 경영권 지분을 주당 12만원에 거래하기로 합의했다. 잔여 지분에 대한 공개매수도 같이 진행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EQT는 공개매수에 대한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 공개매수 기대감을 품었던 투자자들이 주식을 매도하면서 이날 더존비즈온 주가는 7~8% 급락 중이다.
EQT는 더존비즈온을 인수한 뒤 최소 5년 이상의 장기적인 경영개선을 도모할 방침이다. HR플랫폼으로 기능하는 리멤버와의 시너지 효과도 끌어올릴 것으로 관측된다.
송은경 기자 nor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