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개편 논란'에도 하락장서 '우뚝'…개미들 싱글벙글 [종목+]

입력 2025-11-07 22:00
수정 2025-11-10 15:59

미국발(發) 악재에 국내 증시가 휘청한 가운데 카카오는 반등에 성공했다. 3분기 호실적 영향이다. 카카오톡 친구탭 개편 우려가 컸지만 체류 시간은 오히려 늘었다는 게 회사 측 얘기다. 증권가는 카카오톡 개편으로 광고 매출이 늘어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7일 카카오는 전일 대비 2100원(3.46%) 오른 6만2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6만1600원에 거래를 시작한 카카오는 장중 6만54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앞선 4거래일 연속 하락했지만 반등에 성공했다. 거래량도 966만4203주로 전일(433만5582주)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이날 코스피가 4000선을 내주는 등 국내 증시는 얼어붙었지만 카카오에는 기관·외국인 투자자의 자금이 대거 유입됐다. 이날 기관 투자자 순매수 1위 종목은 카카오다. 기관은 카카오를 79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2위 KB금융(376억원)과 격차도 컸다. 외국인도 349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1099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날 개인 순매도 1위다.

주가 상승의 배경으로는 호실적이 꼽힌다. 3분기 카카오의 영업이익은 20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9% 늘었다.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였던 1640억원도 크게 웃돌았다. 매출액은 9% 늘어난 2조870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영업이익률은 10%을 기록했는데 카카오 측에 따르면 영업이익률이 두자릿수에 도달한 것은 4년 만이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의 실적이 예상보다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비용을 효율적으로 통제하고, 광고 상품을 개선해 체력 수준이 높아졌다"며 "그간 체류시간 감소 때문에 높은 멀티플(기업가치 배수)을 줄 수 없었는데 이 요인은 해소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지난 9월 카카오는 카카오톡 대규모 업데이트를 단행했다. 친구탭 첫 화면을 SNS 형식으로 바꿨다. 이용자 혹평이 이어졌지만 카카오는 카카오톡 체류 시간을 늘리는데 성공했다. 정신아 대표는 이날 실적 발표 이후 콘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카카오톡 개편 이후 이용자 일평균 체류 시간은 개편 전 3분기 대비 24분대에서 26분에 근접하는 수준까지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채팅탭 트래픽(이용자 수)이 견조한 가운데 친구탭과 지금탭 체류 시간이 3분기 평균 대비 10% 증가했다"며 향후 카카오톡 체류 시간 20% 증가 달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출시한 서비스 '챗GPT 포 카카오'도 체류 시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전날 기준 서비스 가입자는 200만명을 돌파했다. 정 대표는 "이용자 인당 발신 메시지 수와 체류 시간도 뚜렷한 상승 흐름을 나타내고 있어 현재까지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체류 시간이 늘어나면 광고 매출이 늘어 실적이 개선된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는 체류 시간 증가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며 "체류 시간, 유저 데이터 증가에 따라 광고 단가도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 내년 톡비즈 광고 매출액은 올해 대비 17% 늘어난 1조50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카카오 목표주가로 8만2000원을 제시했다. 전날 종가(6만700원) 기준 상승 여력은 35.1% 수준이다.

다만 인공지능(AI) 전략이 성과를 내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카카오 AI 생태계 구축 전략의 성공 여부는 카나나 AI 모델의 고도화, 버티컬(특정 분야 특화) 서비스 경쟁력 강화, 효과적인 수익 모델 도입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