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 CEO의 도발…화이자에 "멧세라 사려면 지갑 더 열어라"

입력 2025-11-07 16:57
수정 2025-11-07 16:58
'살 빼는 약'을 만드는 바이오 스타트업 인수를 놓고 거대 제약사인 미국 화이자와 덴마크 노보 노디스크가 인수가 경쟁을 벌이고 있다.

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노보 노디스크가 바이오테크 업체 멧세라에 대한 인수 제안가를 또다시 높였다. 구체적인 인수가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는 노보 노디스크가 내놓은 인수가에 맞춰 화이자가 멧세라를 100억달러(약 14조6000억원)에 인수하겠다는 제안을 내놓은 데 대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마이크 두스타르 노보 노디스크 CEO(최고경영자)는 이날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비만 치료제 가격 인하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인수전과 관련한 질문에 "오늘부로 우리의 제안가는 (화이자보다) 더 높다"라며 상향 조정된 인수가를 제시했다고 밝혔다.

두스타르 CEO는 이어 "화이자에 대한 우리의 메시지는 '그 회사를 사고 싶다면 지갑을 꺼내서 더 높은 인수가를 제시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매체는 노보 노디스크의 CEO가 화이자에 인수 제안가를 높이라고 도전장을 던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노보 노디스크는 이날 새로운 제안을 멧세라에 제출했는데 여기엔 그 이전 제안과 똑같은 2단계 지급 구조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인수가 규제 당국의 심사를 통과하기 전이라도 멧세라 주주들이 대부분의 매각 대금을 먼저 받을 수 있는 것인데, 화이자 측은 이를 '불법'이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냈다.

멧세라는 장기간 약효가 유지되는 주사제와 알약 형태의 살 빼는 약 기술을 갖고 있다. 화이자와 노보 노디스크는 멧세라의 기술을 확보해 고성장이 예상되는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주도권을 강화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인수가를 올리며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오젬픽'과 '위고비'를 앞세워 비만 치료제 시장을 장악했던 노보 노디스크의 주가는 최근 1년 새 54%나 하락했다. '마운자로'를 내세운 경쟁사 일라이 릴리에 밀린 결과다.

화이자는 당초 지난 9월 멧세라와 인수 조건에 합의했지만 지난주 노보 노디스크가 뒤늦게 더 높은 가격으로 비공식 제안을 제시하면서 판이 흔들렸다. 노보 노디스크가 새 제안을 내놓으면서 화이자는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할 이틀의 말미를 갖게 됐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