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커뮤니케이션학회(회장 이재묵 한국외국어대 교수)는 ‘혁신, 융합 그리고 유대: AI와 커뮤니케이션의 미래’ 주제로 올해 가을철 정기학술대회를 7일 숙명여대에서 개최했다고 밝혔다.
사이버커뮤니케이션 분야를 연구하는 커뮤니케이션학 경제학 법학 사회학 행정학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 및 관계자 100여명이 학술대회에 참석한 가운데 방법론 특강과 학문 후속세대 세션, 북토크 세션 등 총 20개 세션에서 논문 40여편이 발표됐다. 인공지능(AI) 시대 커뮤니케이션의 미래와 역할 등을 폭넓게 논의하는 자리가 됐다.
카카오 후원으로 진행된 세션에서 김진우 국민대 교수는 언론이 수행하는 팩트 체크의 시간적·비용적 한계를 다루면서 “생성형 AI 챗GPT-4o를 통한 팩트 체크가 사실 판별의 정확성과 교정 효과 측면에서 전통적 전문 기관의 팩츠 체크와 실질적으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연구진은 챗GPT를 활용한 팩트 체크가 전문 기관의 참·거짓 판별 정확도와 95~99% 일치한다는 점을 들어 뉴스 이용자들이 AI가 수행한 팩트 체크를 신뢰할 수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연구진은 향후 효과적인 가짜뉴스 대응 방안 수립에 대한 실무적·학술적 시사점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이상원 고려대 교수는 소셜미디어(SNS)가 초기에는 정치 참여 문턱을 낮추고 시민 참여를 촉진하는 민주주의의 동력으로 주목받았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오히려 정치 지식의 질적 저하를 초래하는 ‘역설’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연구진은 또 AI의 불투명한 알고리즘 편향과 정치적 조작 가능성, 딥페이크 확산이 또 다른 민주주의의 위기를 낳을 수 있다고 짚었다.
이지영 성균관대 교수는 딥페이크 같은 AI 합성 미디어가 시청자들에게 끼치는 영향을 다각도로 조명하면서 AI와 인간의 커뮤니케이션 경계가 점차 모호해지는 상황을 분석했다. 그는 “AI가 정보를 전달하는 단순 매개체를 넘어 감정과 인지를 자극하는 ‘커뮤니케이션 주체’로 부상하고 있다”며 “합성 미디어 시대의 신뢰와 진정성에 대한 새로운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넥슨 후원 세션에서는 성균관대 글로벌융합학부 사회·경험디자인연구실(AXIS Lab) 연구팀이 20~40대 근로자 약 300명 대상으로 직무 스트레스 요인과 게임 장르별 회복 경험 관계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창준 성균관대 교수는 이를 토대로 “이제 게임을 유흥이 아닌 정신건강 관리와 조직 회복력의 도구로 바라봐야 한다”면서 “게임의 긍정적 기능을 사회적으로 인정하고, 디지털 치료제로 발전시킬 수 있는 정책적·산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어 박영득 충남대 교수는 “게임은 음악·미술·문학을 아우르는 21세기형 종합예술이며 기능성 게임 사례에서 보듯 교육과 치료 등 다방면에 긍정적 가치를 지닌 문화 콘텐츠”라면서 “게임 업계와 이용자의 내부적 자정, 외부를 향한 적극적인 정치·사회적 지지 확대 등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걷어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1997년 출범한 사이버커뮤니케이션학회는 사이버 공간에서 일어나는 여러 커뮤니케이션 현상을 다양한 학문 분야를 아우르며 연구하는 다학제 간 학회다. 학회는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AI 시대의 미디어 역할 재조명 및 재발굴을 통해 커뮤니케이션의 역할과 미래에 대한 단초를 마련하고자 했다”고 언급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