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계약서 내세워 80억 '꿀꺽'…'신종보험사기' 혐의 38명 검거

입력 2025-11-07 16:06
수정 2025-11-07 16:44

허위 납품계약서를 내세워 서울보증보험(SGI) 상품에 가입한 뒤 이를 담보로 대출을 받는 방식으로 보험금 약 80억원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차입회사와 대출회사 관계자, 대출알선 브로커 등 38명을 보험사기방지특별법위반 등 혐의로 검거했다고 7일 밝혔다.


차입회사 대표 A씨 등은 2021년 12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67차례에 걸쳐 허위 납품계약서를 꾸며 이행보증보험 상품에 가입한 뒤 보험증권을 담보로 110억원을 대출받았다. 이후 대출금을 상환하지 않고 보험금을 수령하는 방식으로 부당한 이익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또 다른 차입회사도 같은 수법으로 25차례에 걸쳐 40억원을 대출받고 돈을 갚지 않았다. 대표 B씨의 경우 지난 2020년 2월부터 2023년 7월까지 낮은 신용도로 보증보험 가입이 어렵자 제3의 업체 15곳을 끌어들여 대신 허위 납품계약을 체결했다. 이 과정에서 협사들에게 대가로 차용금의 10%를 수수료로 지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A·B씨 등이 악용한 ‘이행보증보험’은 발주처가 선급금을 지급했는데도 물품공급을 받지 못하고 선급금도 떼였을 때 반환을 보증하는 상품을 말한다. A·B 씨등이 발생시킨 총 피해 규모는 약 80억 원이다. 경찰은 제도권 대출이 어려운 중소업체와 자금난을 겪는 대출회사 간 ‘보증보험’을 매개로 한 편법 대부거래 형태의 신종 보험사기라고 분석했다.

경찰 관계자는 “보증보험이 애초 기업 간 거래 안전망으로 설계된 제도임에도 이를 개인 간 단순 대부거래에 악용했다”며 “보험상품을 본래 목적 외로 이용하는 경우 보험 사기가 성립되 처벌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유진 기자 magiclam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