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먹으러 홍콩 간 사람도 있었지…대기업까지 뛰어들었다 [트렌드+]

입력 2025-11-07 11:35
수정 2025-11-07 13:32


식품업계에서 딤섬 전쟁이 한창이다. 냉동식품과 외식 업체 모두 공격적으로 딤섬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딤섬이 만두 시장 정체기를 이겨낼 돌파구로 여겨지면서다. ◆‘딤섬의 여왕’ 내세운 CJ7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이번주 냉동 딤섬 ‘고메 새우하가우(蝦餃)’를 출시했다. 지난 9월 ‘고메 샤오롱바오’에 두 달 만에 다시 딤섬 제품을 내놨다.

넷플릭스 요리 프로그램 흑백요리사에서 ‘딤성의 여왕’으로 불린 티엔미미 정지선 셰프를 전면에 내세워 프리미엄 냉동 딤섬의 이미지를 강조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냉동만두 1위 비비고 왕교자의 노하우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딤섬 시장에서의 영향력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이 딤섬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성장세가 가파르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은 국내 딤섬 시장 규모가 올해 9월말 기준으로 512억원까지 성장한 것으로 추정했다. 최근 3년간(2023년 9월 이후) 연평균 성장률이 20%에 이른다.

반면 일반 만두 시장은 연 4000억원대에서 지지부진하고 있다. 2022년 4503억원이었던 시장이 작년에는 4463억원으로 오히려 소폭 줄었다.



지난해 오뚜기에 이어 올해 CJ제일제당까지 딤섬에 진출한 것은 동원F&B의 성공이 영향을 줬다. 동원은 3년간의 개발 끝에 2020년 새우하가우, 부추창펀을 선보였고 2022년 샤오롱바오, 2023년 부채교까지 출시하면서 모두 4종의 딤섬 라인을 꾸렸다.

이들 딤섬은 올해 8월말까지 1255만봉(2억7400만알)이 팔려 동원F&B의 효자상품으로 자리잡았다. 동원 관계자는 “새우하가우의 경우 100도 이상 끓는 물로 전분을 반죽해 쫄깃하고 반투명한 피를 연구해 내는 등 새로운 식감을 원하는 소비자의 요구를 충실히 반영했다”고 말했다. ◆딤딤섬, 팀호완 등도 공세딤섬의 인기는 만두와 다른 풍미와 더불어 고급화 이미지를 함께 접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딤섬은 2010년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대중화되지 못했다. 고급 호텔이나 홍콩이나 대만을 다녀온 사람들이 먹어본 정도였다. 2005년에 크리스탈제이드가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호텔에 매장을 열었고, 대만계 딤섬 전문 레스토랑 딘타이펑도 한국에 진출했지만 딤섬 자체를 모르는 사람도 많았다.

딤섬이 본격적으로 알려진 시기는 2010년대 들어 딘타이펑이 2013년 서울 명동중앙점을 내면서다. 이후 홍콩의 딤딤섬과 팀호완이 각각 2016년 대구와 2019년 서울에 각각 1호점을 내는 등 공급이 늘어났다. 딘타이펑 매장은 지난 7월 잠실롯데월드몰점, 8월 롯데백화점 인천점을 포함해 8곳에 이른다.



딤섬 식당은 지금도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바른고기 정육점, 중식당 차이797 등을 운영하는 삼천리ENG 외식사업본부 SL&C는 7일 서울 올림픽공원에 새로운 중식 브랜드 ‘차이(CHAI) 딤섬 & 누들바’를 열었다. 정통 수제 딤섬을 전면에 내세운 식당이다. 딤딤섬도 이달 중순 서울 구의동 NC이스트폴에 새로운 매장을 열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딤섬을 먹으려고 홍콩 간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한국인의 입맛에 잘 맞는 음식”이라며 “당분간 딤섬 시장이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종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