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지시 6일만에…美, ICBM '미니트맨3' 시험 발사

입력 2025-11-06 17:56
수정 2025-11-07 00:57
미국이 핵무기를 장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미니트맨3’를 시험 발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핵무기 시험 재개를 지시한 지 6일 만이다.

미군은 5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실탄두를 장착하지 않은 미니트맨3를 시험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미국 ICBM 시스템의 지속적인 신뢰성, 작전 준비 태세, 정확성 등을 평가하기 위한 시험 발사였다고 미군은 설명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대통령실) 대변인은 자국 매체 인테르팍스에 미국이 시험 발사 계획을 사전에 통보해 왔다고 밝혔다.

사거리가 9600㎞에 달하는 미니트맨3는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미국의 전략 무기 체계다. 이전 미니트맨3 시험 발사는 조 바이든 행정부 때인 2023년 11월이었다. 당시 발사는 이상이 발생해 중단됐다.

이번 시험 발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미·중 정상회담 직전 SNS에 미국도 핵무기 시험을 재개하겠다고 언급한 뒤 이뤄졌다. 미니트맨3 등 ICBM은 전략 폭격기, 핵잠수함 등과 함께 미국의 3대 핵무기 발사 수단이다. 미국 핵 억제력의 핵심 중 하나라는 점에서 이번 시험 발사도 핵무기 테스트로 간주할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이번 시험 발사는 핵무기 폭발 시험과 차원이 다르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핵무기 시험 재개’ 발언을 두고 미국이 물리적인 핵무기 폭발 테스트를 재개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했다.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지난 2일 핵폭발이 없는 시스템 테스트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도 핵무기 개발에 적극적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국방부 등에 핵무기 시험 준비에 관한 제안서 제출을 지시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핵무기 시험 재개 발표를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하며 이같이 밝혔다고 타스통신이 보도했다. 또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에 따른 의무를 엄격하게 준수해 왔다며 미국이나 다른 핵 보유국이 핵무기를 시험한다면 러시아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핵무기를 실을 수 있고 핵 발전 장치를 장착한 수중 무인기(드론) ‘포세이돈’ 실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그는 포세이돈 위력이 핵탄두를 실을 수 있는 차세대 ICBM ‘사르마트’를 뛰어넘는다고 설명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