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도 無人시대…K조선 '완전 자율운항' 개발 닻 올렸다

입력 2025-11-06 17:26
수정 2025-11-07 00:47
삼성중공업, HD현대, 한화오션 등 국내 주요 조선사가 선원 없이 인공지능(AI)이 운항하는 자율운항 선박 개발에 뛰어들었다. 정부는 ‘AI 선박’ 기술 개발 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하는 등 전폭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2032년 최대 1805억달러(약 265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신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6일 ‘2025년 제8회 국가연구개발사업평가 총괄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내년 하반기 착수하는 게 목표다. 정부는 이번 사업을 통해 2032년까지 레벨4 기술을 확보하고 자율운항 선박 상용화에 대비할 계획이다.

자율운항 선박은 운영 전반에 AI 기반의 인지·판단·제어 기능을 접목한 미래 선박이다. 향후 해운 및 조선 분야 패러다임을 바꿀 핵심 기술로 평가된다. 국제해사기구(IMO)가 제정한 자율운항선박 국제표준에 따르면 자율운항 선박은 개발 수준에 따라 4단계로 나뉜다. 레벨1은 선원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수준, 레벨2는 선원은 승선하지만 원격 제어가 가능한 수준, 레벨3는 선원이 타지 않고 원격 제어하는 수준, 마지막 레벨4는 완전 무인 자율운항이 가능한 단계다.

이번에 추진되는 사업은 레벨4에 해당한다. 무인 항해, 기관 자동화, 운용 기술을 검증하고 실증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정부는 2020년부터 6년간 1603억원을 투입해 자율운항 선박 레벨3에 해당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당시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부설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KRISO) 주도하에 삼성중공업, HD현대, 한화오션, 한국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사 대부분이 개발에 참여했다. 시장조사업체 어큐트마켓리포츠에 따르면 세계 자율운항 선박 시장은 2032년 최대 1805억달러(약 265조원)로 커질 전망이다.

가장 속도가 빠른 HD현대는 자회사 아비커스를 통해 2022년 대양 자율운항에 성공했다. 현재 HD현대중공업에서 건조하는 선박에 AI 기반 항해보조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2030년까지 레벨4 기술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자율운항 시범 선박 ‘한비(HAN-V)’ 등을 개발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9월 독자 개발한 AI 자율운항시스템으로 태평양 횡단 실증(사진)에 성공했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