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1월 6일 오후 3시 23분
국내 5위 저축은행(자산 기준) 애큐온저축은행과 17위 캐피털사 애큐온캐피탈을 두고 업계에서는 올 하반기 인수합병(M&A) 시장 최대어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M&A 시장 매물로 나온 저축은행·캐피털사가 대부분 부실 금융회사인 것과 달리 애큐온은 1조원 안팎 몸값을 평가받는 우량 기업이어서다. 저축은행·캐피털사 포트폴리오가 약한 금융지주사와 중견기업, 사모펀드(PEF) 운용사 등이 인수전에 뛰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수익성 갖춘 ‘알짜 매물’
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애큐온캐피탈 최대주주인 EQT파트너스는 최근 UBS와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했다. 매각 대상은 EQT파트너스가 보유 중인 애큐온캐피탈 지분 96%와 애큐온저축은행 지분 100%다. 애큐온캐피탈이 애큐온저축은행 지분 전량을 보유하고 있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EQT파트너스가 인수 후보를 정하지 않고 폭넓게 시장 반응을 살피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애큐온캐피탈의 전신은 KT캐피탈, 애큐온저축은행은 HK저축은행이다. 2019년 영국계 PEF 운용사인 베어링PEA가 두 회사를 JC플라워에서 약 7000억원에 인수했다. EQT파트너스가 베어링PEA를 2022년 인수하면서 최종적으로 현재의 지배구조를 갖췄다.
애큐온캐피탈과 애큐온저축은행은 각 업계에서 우량 매물로 평가받는다. 애큐온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부실채권) 비율은 지난 6월 말 6.4%로 업계 평균(9.5%)보다 낮다. 애큐온캐피탈의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6월 말 3.3%다. 양사는 지난해 합산 760억원(별도 기준)의 순이익을 낸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331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서울에 본점을 둔 애큐온저축은행의 가치를 높게 보고 있다. 영업구역 규제가 있는 저축은행 업권 특성상 고객 기반이 넓은 수도권 저축은행에는 프리미엄이 붙는다. 애큐온저축은행의 총자산은 2019년 말 2조3532억원에서 작년 말 5조4000억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금융지주 참전 여부 주목일각에서는 애큐온캐피탈과 애큐온저축은행의 잠재 인수 후보로 금융지주가 거론된다. 우리금융그룹은 5대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수도권 저축은행이 없다. 2023년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검토했다가 가격 눈높이 차이로 포기했다. 하지만 우리금융이 최근 보험사 인수에 1조원 이상을 투입해 추가 M&A 여력이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지주가 저축은행, 캐피털사 인수에 조 단위 자금을 쏟아붓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최근 배당 확대나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강화 요구가 강해지고 있어 여유자금을 M&A에 투입하기 어려워졌다”며 “저축은행과 캐피털사는 금융지주 포트폴리오상 핵심이 아니고 전략적 시너지 효과도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애큐온캐피탈과 애큐온저축은행이 또 다른 사모펀드에 팔릴 가능성도 점쳐진다.
서형교/차준호/조미현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