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교육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건 아닐까.”
6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서울에서 열린 글로벌 인재포럼 2025 ‘AI와 교육 형평성’ 세션에서 패널들은 이러한 우려에 공감하면서도 AI 활용 역량과 접근성을 높인다면 오히려 교육 형평성을 강화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패널들은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교육 환경 조성과 학생들의 비판적 사고 역량 강화를 교육 격차 완화의 핵심 과제로 꼽았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손진호 알고리즘랩스 사업총괄 대표는 “AI는 교육의 형평성을 높일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며 “누구나 AI 도구를 동등하게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다면 학습 기회의 상향 평준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특히 공교육에서 AI를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비전공자도 쉽게 활용할 수 있는 현장 맞춤형 도구와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교육에서 AI 확산이 더딘 이유는 우리 교육 환경에 맞는 도구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현장의 요구를 반영한 플랫폼이 확대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애인 등 기술 소외계층에게도 AI가 맞춤형 교육을 구현할 수 있는 유용한 수단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최광현 경북 안동 복주초 특수교사는 “특수교육에서는 학생들의 발달 수준과 개별 특성에 맞춘 교육이 중요하다”며 “AI를 활용하면 학습 데이터를 분석해 학생별 수준에 맞는 교육 과정을 설계해 수업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고성능 AI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경전 경희대 빅데이터응용학과 교수는 “고가의 유료 AI를 이용하는 사람과 무료 서비스만 사용하는 사람 간의 학습 격차는 점점 벌어질 수밖에 없다”며 “교육 크레딧 제도 등을 통해 학생들이 AI를 학습 도구로 폭넓게 활용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AI 활용 기회와 교육 환경을 고르게 보장한다면 학습 수준의 ‘하한선’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AI를 활용해 교육 현장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사례도 소개됐다. 손 대표는 대학 중도이탈(자퇴) 가능성이 있는 학생들을 사전에 파악하는 AI 시스템을 소개하며 “이들을 일찍이 발견해 적절히 지원하면 학교생활에 안정적으로 적응하고 전공을 올바르게 선택하도록 도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AI 도구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도서관 이용률이나 동아리 활동 등 현장 데이터를 결합한 분석이 필요하다”며 “교육 현장의 실무자가 직접 필요한 AI를 설계할 수 있는 역량과 이를 위한 교육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식의 내재화와 교사의 역할에 대한 중요성도 언급됐다. 이 교수는 “학습자는 AI가 내놓은 답을 그대로 받아들이 데 그쳐서는 안 된다”며 “정보를 이해하고 자신의 언어로 재구성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사는 학생이 이러한 과정을 제대로 거쳤는지 점검하는 역할을 수행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