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정부, 대미 투자에 국민연금 빼 쓰려하나…李 졸속 합의가 문제"

입력 2025-11-06 10:32
수정 2025-11-06 10:40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6일 한국의 2000억달러 규모 대미 현금 직접투자와 관련해 “정부가 국민연금을 재원으로 활용할 생각은 버려야 한다”고 밝혔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 회의에서 “한미 정부가 총 3500억달러의 대미 투자를 합의했지만, 우리 정부는 자금 조달 방법에 대한 답변을 회피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혹시 정부가 모든 국민의 노후를 지키고 있는 국민연금을 빼 쓰지는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고 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정상회담을 열고 3500억달러의 대미 투자금 중 2000억달러는 현금 투자하기로 합의했다. 연간 최대 대미 현금 투자 규모는 200억달러로 제한하기로 했다. 정부는 연 200억달러 조달 방법으로 정부의 외화 자산 운용 수익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을 통해 달러를 조달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송 원내대표는 “국내 주요 국책은행의 현금성 외화 자산 운용 수익을 살펴보니 연간 100억달러가 채 안 되는 95억 달러 수준”이라며 “가용자원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해서 쓴다고 가정해도 연간 123억달러 정도 조달이 최대치”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가 이를 매년 집행하게 되면 환율은 지금보다 더 오르고, 외환위기 가능성에 대응하기 위한 역량도 부족해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는 국민연금을 대미 투자 재원으로 사용할 생각은 버려야 한다”며 “이 모든 문제의 원죄는 이 대통령이 무리하게 3500억달러 대미 투자를 졸속 합의한 데 있다”고 말했다.

정상원 기자 top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