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한국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한국이 인공지능(AI)을 어떻게 구축하는지가 세계의 모델이 될 것입니다.”
‘한류 전도사’로 불리는 샘 리처즈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교수(사진)는 5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서울에서 열린 ‘글로벌인재포럼 2025’의 ‘AI 수용성의 스펙트럼’ 세션에서 한국 특유의 공동체 정신이 AI 수용력을 높인다고 분석했다. 방탄소년단(BTS)이 글로벌 K팝 스타로 거듭나기 전부터 성공을 예견한 그는 한국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지한파 학자로 꼽힌다.
리처즈 교수는 한국을 ‘개인보다 사회를 중요시하고 균질한 사고체계와 문화를 공유하는 나라’라고 규정했다. 그는 “한국은 작은 단일문화 국가로, 리더의 말을 듣고 이웃과 낯선 사람의 의견을 존중한다”고 했다.
한국 사회의 이런 특성을 잘 보여주는 예로 대형마트 의무휴업을 강제한 유통산업발전법을 꼽았다. 리처즈 교수는 “한국인은 모두 같이 살아남아야 한다는 조화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한 달에 두 번 대형마트 문을 닫아야 한다면 사회보다 개인을 중요시하는 미국에서는 싸움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AI 기술 발전은 인류가 상호작용하는 방법을 바꾸고 사회를 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재연결한다고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분열과 갈등이 일어나지만 한국은 강한 공동체 정신으로 사회 통합을 이룰 능력이 있다는 게 리처즈 교수의 진단이다. 그는 “서울에 있으면서 어떤 장소를 가든 안전하지 않다고 느낀 곳이 없었다”며 “그만큼 공생 구조가 갖춰져 있고 이것이 (한국의) 경쟁 우위”라고 강조했다.
리처즈 교수는 리더와 전문가에 대한 한국 사회의 신뢰가 높은 점도 AI를 받아들이는 데 장점이 될 수 있다고 봤다. 한국과 반대되는 경우로는 미국을 예로 들었다. 그는 “미국인은 과학자들이 대중의 이익을 위해 행동할 것이라는 확신이 없다. 국가가 지향하는 방향에 대한 확신이 없어 과학과 반대로 나아간다”며 “한국은 국가 차원에서 과학이 발전할 기회가 있고 시민들은 ‘우리도 참여할 것’이라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리처즈 교수는 궁극적으로 한국이 세계 ‘AI 모델’로 바로 설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같은 ‘치켜세우기’가 한국인에게 와닿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한 듯 “한국에 대해 부정적인 얘기를 하는 사람은 바로 한국인이어서 잘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사회를 다시 연결하는 능력이 한국에는 있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송은경 기자 nor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