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강(强)달러’ 흐름이 해외 고숙련 인재를 확보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는 일본 노동 전문가의 진단이 나왔다. 원화 약세를 겪는 한국도 비슷한 상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후지무라 히로유키 일본 노동정책연구·연수기구(JILPT) 원장은 5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서울에서 열린 ‘글로벌 인재포럼 2025’ 세션 ‘포스트 글로벌 시대의 항해: 인류 연대의 힘’에 참석해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JILPT는 일본 후생노동성 산하 기관으로, 노동 현장 조사와 노동정책 연구를 수행한다.
후지무라 원장은 “요즘 엔화가 약세다 보니 고숙련 근로자들을 해외에서 모셔오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라며 “이는 우리가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달러 기준으로 임금을 책정하면 환율이 오를수록 기업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최근 엔·달러 환율은 150엔대 초중반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코로나19 시기인 2021년 초 100엔 안팎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엔화 약세가 두드러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본 총리직에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총재가 취임한 점도 엔화 약세 기조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확장 재정 중심의 ‘아베노믹스’ 정책을 이을 것으로 예상된다.
엔화 약세와 연동된 원화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1450원을 터치하기도 했다.
후지무라 원장은 연공 서열 중심의 임금 체계도 해외 인재를 섭외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 후지무라 원장은 “일본 기업 대부분은 한 회사에서 오래 근무하면 자연스럽게 임금이 올라가는 구조”라며 “하지만 30세 전후의 고숙련 외국 인재를 영입하려면, 기존 임금체계와 맞지 않는 높은 연봉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세션에서 “세계화란 물자와 자본뿐만 아니라 인적 교류도 활발해지는 것”이라며 일본의 예를 들었다. 일본 내 외국인 근로자 수는 2008년 48만6000명에서 지난해 230만명으로, 약 16년 새 다섯배 가까이 늘었다.
일각에선 "외국인 근로자가 일본 경제를 떠받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배경에는 고령화가 있다.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일본 인구 1억2320만명 중 65세 이상은 3619만명으로 전체의 29.4%에 달한다. 국민 10명 중 3명이 65세 이상인 셈이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