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이 끝내 10만달러선을 지키지 못했다.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장기화와 인공지능(AI) 랠리 둔화가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다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유입과 기관 매수세, 유동성 확대 기대를 근거로 연말 반등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4일(현지시간) 바이낸스 테더(USDT) 마켓 기준 비트코인은 장중 9만8944달러까지 떨어지며 지난 6월 이후 처음으로 10만달러선을 밑돌았다. 지난달 기록한 최고가(12만6200달러) 대비 약 21% 떨어진 수준이다. 현재 비트코인은 하락분을 일부 만회하며 10만2000달러대에 거래되고 있다.
이번 하락의 배경으로는 미 연방정부 셧다운 장기화에 따른 시장 유동성 동결 우려가 지목된다. 미 연방정부는 이날 임시 예산안이 부결되며 사실상 셧다운 최장기록(35일)을 경신했다.
여기에 AI 주도 증시 랠리의 '거품론'도 영향을 미쳤다. CNBC는 "주요 가상자산은 AI 관련 종목과 동일한 투자자층을 공유하고 있어, 한쪽이 흔들리면 다른 쪽도 연동되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AI 투자심리가 약화되면서 비트코인 등 위험자산 전반으로 매도세가 확산된 것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여전히 비트코인이 빠르면 연말까지 신고점을 경신할 수 있다는 낙관론이 제기된다. 기관 자금의 유입세가 지속되고, 시장이 이미 '바닥 근처'에 다다랐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맷 호건 비트와이즈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개인 투자자들이 극도의 공포 구간에 진입했지만, 이는 오히려 바닥이 가까워졌다는 신호일 수 있다"며 "기관과 금융자문사들은 여전히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을 유지하고 있으며, ETF 자금 유입도 꾸준하다"고 말했다.
그는 "레버리지 청산과 개인 투자자 이탈이 이어지고 있지만, 기관 중심의 시장은 여전히 강세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며 "연말까지 비트코인이 새로운 사상 최고가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12만5000~13만달러 구간 회복이 현실적인 목표"라고 전망했다.
제리 오셰이 해시덱스 글로벌 시장 인사이트 매니저는 "올해 추가 금리 인하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과 함께 관세, 고평가된 AI 주식시장에 대한 우려가 시장 전반의 하락을 이끌었다"며 "10만달러는 심리적 지지선이지만 이를 하회하더라도 비트코인의 장기 투자 논리는 여전히 유효하다. ETF 자금 유입과 기업의 가상자산 채택 확대 흐름이 강하게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양적긴축(QT)을 종료하고 유동성을 확대할 경우 비트코인은 향후 수개월 내 새로운 사상 최고가를 다시 시험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아서 헤이즈 마엘스트롬 최고투자책임자(CIO)도 연준의 '스텔스 양적완화(stealth QE)'가 비트코인 강세장을 다시 점화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헤이즈 CIO는 "스텔스 QE는 곧 시작될 것"이라며 "현재 단기 자금시장 긴장이 이어지고 국채 발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면 연준의 단기대출기구(SRF) 잔고는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SRF 잔고가 늘면 글로벌 달러 유동성도 팽창하게 되고, 이는 비트코인 상승의 불씨가 될 것"이라며 "일부 투자자들이 현재의 약세장을 고점으로 착각해 매도에 나서고 있지만 이는 실수"라고 말했다. 이어 "미 정부 셧다운이 끝나기 전까지는 시장이 불안정할 것"이라면서도 "QE가 시작돼 유동성이 풀리면 비트코인 강세장은 다시 점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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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두현 블루밍비트 기자 cow5361@bloomingbit.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