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덕 포항시장 "정부, 한국 산업의 뿌리 '철강' 구하라"

입력 2025-11-05 10:02
수정 2025-11-05 10:03

이강덕 포항시장은 5일 정부를 향해 "대한민국 산업의 뿌리 '철강'을 구하라"고 촉구했다.

이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정부는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철강'이라는 단어를 꺼내지도 못했다. 이건 협상이 아니라, 산업의 포기이자 유기"라며 "한 나라의 뼈대를 이렇게 가볍게 내려놓은 적이 있었나. 다들 AI, 반도체, 전기차 등 첨단산업을 외치지만, 철강은 이러한 반도체 장비의 토대이고, 전기차의 몸체이며, 조선과 방산의 뼈대"라고 했다.

이 시장은 "그러나 이 산업들을 지탱하는 단단한 철강의 존재는 지금 정책 어디에도 없다. 산업을 떠받치는 철강의 이름이 협상테이블에 단 한 번도 불리지 않았다. 그 침묵에 소름이 돋고 가슴이 내려앉는다"며 "이들이 수입산 철강으로 대체된다면, 우리나라의 산업은 외래산에 삼켜질 것이고, 경제의 식민지화는 불을 보듯 뻔한 일이 될 것이다. 기초를 잃은 첨단은 공중의 성(城)에 불과하다"고 했다.

이 시장은 "국가기간산업을 보호하고 지켜야하는 이유다. 철강이 무너지면, 대한민국이 무너지는 이유"라며 "지금 철강 산업은 내수 붕괴, 관세 장벽, 배출권 압박, 에너지값 폭등이라는 4중의 파도 한가운데 서 있다. 기업과 노동자들이 폭풍 속에서 간신히 버티는 가운데, 정부는 여전히 책상 앞에서 각종 수치와 발표만 늘어 놓고, 국가기간산업을 도울 진짜 구명조끼는 하세월"이라고 했다.

이 시장은 "K스틸법은 대체 어디에 떠다니고 있나. 체감 가능한 현장 지원은 보고서 속의 숫자일 뿐인가. 아니면 산업, 노동, 지역 붕괴의 현실을 제대로 대처하고 마주할 용기조차 없는 것이냐"며 "이대로면 모두는 거센 파도 속 절망으로 가라앉는다.이건 시대의 문제이자, 책임의 문제다. 정부가 산업을 포기할 권리 같은 건 없다. 오히려 우리나라 산업을 지키고, 보호하고 융성시킬 의무와 책임만이 있을 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포항은 침묵하지 않겠다. 우리가 지키는 것은 단지 하나의 산업이 아니라, 대한민국 제조업의 심장이고, 시민의, 노동자의, 기업의 생존이며, 국민, 국가의 근본"이라며 "모든 수단과 방안을 총동원해 우리 시는 우리나라 철강 산업을 지켜낼 것이다. 이제는 말이 아니라, 정부의 과감한 대책과 결단이 필요하다. 지금, 철강을 구하라. 지금, 대한민국 산업의 뿌리를 지키라. 그 책임과 행동은 기록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