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PF 재구조화, 이해관계자간 협력이 필요하다 [삼일 이슈 프리즘]

입력 2025-11-05 10:18
이 기사는 11월 05일 10:18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2년 레고랜드 사태로 촉발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유동성 위기와 이와 연계된 건설업 위기 및 우발부채 이슈가 아직도 한국 경제의 주요 뇌관으로 작용하고 있다. 건설업의 경우 2023년 12월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데 이어, 지난해 이후에도 다수의 중견·중소 건설사가 회생절차에 들어갔다. 대기업 건설사 또한 계열사 자금 지원과 비영업용 자산 매각 등 자구적 구조조정에 한창이다. 여기에 건설공사비 급등, 안전관리 강화 요구, 노란봉투법 시행 등 대외 여건이 악화되면서 건설업계 전반의 경영 환경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금융권도 직격탄을 맞았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금융권 PF 대출 연체율은 4.39%로, 정보 공개 이후 처음 4%를 넘어섰다. 유의·부실우려 여신은 20조 8천억 원으로 늘어나 전체 PF 익스포저의 11.1%를 차지한다. 부동산 신탁사의 수익성 악화는 물론 증권사, 캐피탈, 저축은행, 상호금융권 등의 자산 건전성까지 크게 흔들리고 있다. 태영건설 사례로 본 건설업 구조조정 성공 요인건설업 및 PF사업장 구조조정이나 금융재구조화가 쉽지 않은 이유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수익성 있는 사업장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지방 PF사업장은 분양시장 악화로 수익 창출 자체가 어려워 재구조화 추진에 제약이 따른다. 무엇보다 각 PF사업마다 다수의 이해관계자가 복잡하게 얽혀 있고, 사업장별 이슈와 리스크가 정형화되지 않은 점이 구조조정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2023년 워크아웃을 신청한 태영건설은 이렇게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지난해 5월 경영정상화약정(MOU)을 체결했고, 그 이후 경영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한 것이 바로 ‘건설업 구조조정 가이드라인’이다. 2012년과 2014년 제정된 이 가이드라인의 핵심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PF사업장별 대리은행의 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대주단 및 주채권은행과 협의해 PF사업장 처리 방안을 확정한다. 둘째, 주채권자는 워크아웃 개시 시점까지 부족자금 및 개시 이후 PF 사업장 이외의 사유로 발생한 부족 자금을 지원한다. PF대주단은 사업장 처리 방안에 따라 자금을 차질 없이 집행한다. (참고로 자금지원은 무조건 지원되는 것이 아니라, 실사 및 평가를 통해 대주주의 자구책, 대상회사 및 임직원 등 이해관계자의 고통분담, 경영정상화 가능성 등을 고려해 채권단 결의에 따라 진행된다.) 셋째, 신규자금 분담률 산정 대상에서 신용공여와 이행성보증을 별도 구분해 보증지원 공백을 최소화한다.

이런 원칙들은 PF사업장 금융재구조화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 핵심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적극적으로 논의에 참여해 공동의 해법을 찾는 것이다. 체계적 실사 및 이해관계자 공동 대응 필수PF사업장 구조조정을 위해서는 체계적 접근이 필요하다. 먼저 해당 사업장의 사업성, 현금흐름, 자금조달 구조, 주요 이슈사항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

또한 구체적으로는 대주단 협약 강화, 금융재구조화, 보증기관 역할 확대 등을 통한 재무적 조정과 함께, 시공사 교체 및 책임준공 이행, 미분양 해소를 위한 마케팅 방안, 필요시 자산매각 및 유동화 전략을 병행해야 한다. 특히 PF사업 자체의 사업성은 있으나 유동성 문제로 건설이 중단된 사업장이나, 일부 손실은 발생하지만 이해관계자 간의 손실 분담을 통해 사회적 손실을 줄일 수 있는 사업장이라면 보다 적극적인 금융재구조화가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는 각 이해관계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PF대주단은 공사 재개 및 완공을 위해 신규 자금 투입이나 기존의 약정 조정을 검토해야 한다. 건설사는 신규 공사 관련 하도급 및 자재대금의 정상 회수를 전제로, 기존 미회수분이나 마진 등을 PF대주단의 원리금 회수보다 후순위로 설정해 자금 경색을 해소하고 책임준공을 이행해야 한다. 주택사업의 경우 조합원이, PF사업장에서는 시행사·신탁사·보증기관이 손실 분담에 협력해야 하며 정부도 금융재구조화를 위한 규제 완화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금융재구조화는 전략적 조정 과정금융재구조화는 단순한 자금 조달이 아니다. PF사업장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고 이해관계자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전략적 조정 과정이다. 이해관계의 대립과 손실은 불가피하지만, PF사업장 정리와 건설업 위기 극복, 금융기관 손실 최소화 등을 위해서는 다양한 방식의 금융재구조화를 검토하고 실행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사업성 평가, 현금흐름 분석, 자금조달 구조 진단 등 전문적 실사와 분석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를 기반으로 이해관계자들이 다각도로 해법을 모색해 최적의 방안을 도출해야 한다. 특히 사업장별 리스크를 조기에 식별하고, 구조조정 가능성과 이해관계자 간 조정 여지를 사전 진단하는 선제적 분석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외부 전문가의 객관적 검토와 중립적 조정 기능도 구조조정의 실효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현재의 위기를 극복한다면 장기적으로 건설업, 부동산, 금융업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