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로봇·K컬처·ESS…'코스닥 쇼핑' 나선 외국인

입력 2025-11-04 17:44
수정 2025-11-05 00:33
코스피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자 외국인 투자자가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닥시장으로 옮겨가고 있다. 올 들어 덜 오른 바이오와 로봇, K컬처 등 코스닥 종목에 대한 순환매가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스닥으로 향하는 외국인 자금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31% 오른 926.57로 마감했다. 지난달 31일 900선을 돌파한 이후 3거래일 연속 1% 이상 상승률을 기록했다. 코스닥지수 상승세는 외국인이 주도하고 있다. 이날만 2302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기간을 최근 7거래일(10월 27일~11월 4일)로 넓혀보면 외국인은 코스닥시장에서 1조122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 기간 코스닥지수는 4.92% 올라 코스피지수 상승률(4.57%)을 웃돌았다. 그동안 소외된 코스닥시장 흐름과 전혀 다른 양상이다.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지수가 본격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올해 6월부터 지난달 24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21조4668억원어치를 순매수한 반면 코스닥시장에선 782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에 따라 두 지수의 괴리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벌어졌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코스피지수는 코스닥지수의 4.62배로, 과거 최대 격차였던 2011년 6월의 4.5배를 뛰어넘었다.

당분간 코스닥시장으로 외국인 자금이 계속 유입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코스피지수가 역대 최고 수준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에 도달하자 대형주 위주의 차익 실현이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관세협상 등 대형 이벤트를 소화한 뒤 매물이 출회되고 있다”며 “유가증권시장 쏠림 현상이 완화되면서 소외돼 온 코스닥시장 업종이 반등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외됐던 바이오·K컬처 주목”실제로 최근 7거래일간 외국인 순매도 상위 종목에는 SK하이닉스(4조3572억원), 한화오션(3743억원), 현대차(3467억원), 현대건설(2228억원), HD현대일렉트릭(1767억원) 등 그동안 상승폭이 컸던 대형주가 다수 포함됐다. 반면 외국인 순매수는 상대적으로 덜 오른 바이오, K컬처, 에너지저장장치(ESS) 업종에 집중됐다.

증권업계에서는 “외국인이 지수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는 만큼 이들이 사들이는 종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코스닥시장에서 알테오젠(3112억원·1위), 디앤디파마텍(1219억원·3위), 리가켐바이오(502억원·6위), 지투지바이오(334억원·9위), 올릭스(312억원·10위) 등 제약·바이오 종목을 대거 순매수했다.

KRX 헬스케어지수는 6월부터 이달 4일까지 24.98% 오르는 데 그쳤다. 반도체(95.1%), 기계장비(76.97%) 등 다른 업종 대비 낮은 상승폭이다. 향후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외국인은 또 레인보우로보틱스(1633억원·2위), 로보티즈(758억원·4위) 등 로봇주, 파마리서치(693억원·5위), JYP엔터테인먼트(495억원·7위) 등 K컬처주, 서진시스템(339억원·8위) 등 ESS 종목도 코스닥시장에서 집중 매입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반도체 등 대형주는 차익을 실현하면서도 LG에너지솔루션(2110억원), 삼성SDI(1193억원) 등 ESS 사업으로 주목받는 2차전지 종목은 사들였다.

임정은 KB증권 연구원은 “반도체·자동차·조선주 등이 약세인 반면 바이오 등 코스닥 종목이 키 맞추기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로봇 업종은 최근 단기 급등한 종목이 적지 않아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