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놓자마자 LG·삼성 제쳤다…"이젠 중국이 1등" 무슨 일?

입력 2025-11-05 06:30
수정 2025-11-05 06:47
"2025년 9월 기준으로 로봇청소기 플래그십의 성능을 모두 비교·분석하고 과학적으로 가장 우수한 것을 기준으로 순위를 매겨라." 과학기술분야 뉴미디어 기업 하이젠버그를 운영하는 권순용 대표가 인공지능(AI) 검색 서비스 퍼플렉시티에 이 같이 명령하자 71개 출처 자료를 토대로 순위가 매겨졌는데 중국 브랜드 나르왈이 첫 손에 꼽혔다. 나르왈, 로봇청소기 신제품 출시…AI 평가서 '성능 1위'5일 업계에 따르면 나르왈이 최근 출시한 로봇청소기 신제품 '플로우'의 물걸레 청소 성능이 엇갈린 평가를 받고 있다. 하이젠버그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에스오디'는 지난달 29일 로봇청소기 물걸레 청소 성능 순위를 매긴 영상을 공개했다. 권 대표는 이 영상에서 AI 검색을 활용해 로봇청소기 성능을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1위는 중국 나르왈 로봇청소기 '플로우'가 차지했다. 10점 만점 기준으로 9.2점을 받았다. 2위는 드리미의 L50 울트라, 로보락의 사로스 Z70으로 나타났다. 이들 제품은 각각 8.8점을 얻었다. 중국 브랜드가 1~2위를 독식한 것이다.

LG전자의 빌트인형 로봇청소기 '히든 스테이션'과 프리스탠딩형인 '오브제 스테이션 2종과 삼성전자 '비스포크AI 제트 봇 스팀 울트라'는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았다.

로봇청소기의 물걸레 바닥 청소 성능이 중요하단 게 권 대표의 설명. 물걸레 청소 성능은 얼마나 높은 수직 하중이, 얼마나 높은 온도에서, 얼마나 깨끗한 온도로 오랫동안 바닥을 닦는지가 관건이다.

'크롤러형 물걸레' 탑재…롤러형 넘어선 성능?나르왈의 플로우는 크롤러형 물걸레를 탑재했다. 1세대 물걸레가 진동 방식으로 바닥을 청소했다면 2세대는 원형 물걸레를 사용한 회전형이었다. 이후 일명 '돌돌이' 형태의 회전형 물걸레가 더 나은 성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크롤러형 물걸레는 롤러형을 납작하게 누른 타원 모양으로 탱크 바퀴와 유사한 구조다.

회전형 물걸레는 진동형보다 바닥 청소 성능을 끌어올린 형태로 평가된다. 하지만 물걸레를 실시간 세척하면서 바닥을 닦는 방식이 아닌 만큼 오염물을 넓게 퍼뜨리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권 대표는 "현재 우리가 자주 쓰는 둥근 걸레 방식(회전형)은 오염물을 남기게 된다"며 "현재 방식은 이렇게 오염된 걸레로 집안을 돌아다니면서 오염을 넓게 펴바르고 있다"고 지적었다.

이 문제를 처음 해결한 곳은 중국 에코백스였다. 에코백스는 지난 1월 세계 최초로 바닥을 닦는 동시에 물걸레를 실시간 세척하는 제품을 선보였다. 물걸레가 작동하면서 바닥을 닦을 때 기기 내부에선 노즐을 통해 공급되는 물과 이물질을 걸러내는 스크래퍼로 세척이 이뤄지는 구조다. 올해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주목받은 물걸레 형태도 롤러형이었다.

다만 기존 롤러형은 구조상 바닥에 닿는 면적이 넓지 않다. 또 시중에 그간 유통된 제품의 경우 물걸레로 바닥을 누르는 하향 압력이 높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권 대표는 "이번에 개발된 크롤러 방식은 이 문제를 과학적으로 해결했다"며 "바닥에 커피 자국, 반려동물의 오줌이 묻은 자국 이런 것들 어떻게 닦나. 물론 세제도 중요하지만 결국엔 '마찰력'으로 떼어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로봇청소기들은 마찰력의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에 굳은 자국들은 사실 웬만해선 없애지 못한다"며 "청소의 핵심인 마찰력은 물리학적으로 '마찰계수'와 '수직 하중'의 곱으로 결정되는데 좋은 로봇청소기란 얼마나 강한 힘(수직 하중)으로 얼마나 마찰이 잘 되는 조건(마찰계수)에서 얼마나 깨끗한 걸레로 문지르냐에 달려있다"고 부연했다.

크롤러형 하방 압력 '우위'…일부 환경선 롤러형 '우수'플로우에 탑재된 크롤러형 물걸레는 12뉴턴(N)에 이르는 하향 압력으로 바닥을 청소한다. 12N은 1.2㎏짜리 아령으로 꾹 누르는 정도의 힘이다. 물걸레를 세척할 땐 45도 온수를 공급해 냉수나 미온수를 사용하는 기존 타사 제품보다 마찰계수를 높였다.

물론 크롤러형을 회전형·롤러형의 상위 형태로 단정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유튜브 채널 구독자 약 107만명을 보유한 가전제품 전문 리뷰 크리에이터 '귀곰'도 지난달 31일 플로우 물걸레 성능을 시험한 영상을 공개했다. 귀곰은 이 영상에서 딸기잼을 올린 판 위를 플로우로 청소했다. 딸기잼은 깔끔하게 사라졌고 판도 끈적함 없이 닦였다.

귀곰은 "확실히 롤러나 크롤러형이 진동형이나 회전형 대비 압도적 우위에 있는 게 액체형 기름기 자국들"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습식형 물걸레 최대 약점으로 꼽히는 '딱딱하게 굳은 이물질' 청소 성능에선 상위권에 있는 회전형 제품을 넘어서지 못했다. 롤러형보다는 성능 우위를 보였다.

귀곰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 바닥에 딱딱하게 굳은 믹스 커피 자국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결과 회전형 물걸레보다는 깔끔하게 닦아내지 못했지만 롤러형과 비교할 경우 상대적으로 깨끗한 청소 성능을 나타냈다. 귀곰은 "(크롤러형이) 롤러형 대비해선 대략 50% 수준 더 향상된 결과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유분기 제거 성능 면에선 회전형보다 뛰어났지만 롤러형을 넘어서진 못했다. 귀곰이 실험한 이물질은 땅콩잼. 플로우는 회전형과 달리 자국조차 남기지 않고 깔끔하게 땅콩잼을 닦아냈다. 하지만 롤러형보다는 바닥에 유분기가 더 많이 남았다.

귀곰은 이를 '단면적의 역설'로 분석했다. 그는 "크롤러형은 넓은 면적으로 인해 딱딱하게 굳은 이물질을 문질러 닦아내는 데 이점이 있다면 롤러형은 좁은 면적으로 힘이 집중되다 보니 '창문 스크레이퍼'처럼 액체류나 유분기를 더 남김없이 긁어모으는 데 유리한 구조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어느 쪽이 상위 호환이라기보다 특정 영역에서의 강점이 좀 더 다르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IT 전문 크리에이터들, 크롤러형 물걸레 '긍정평가' 다수플로우의 또 다른 특징은 갑작스럽게 발생한 오염도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오염을 감지하면 앞으로 이동하던 도중에도 즉시 후진해 청소를 진행한다.

먼지 흡입구에 머리카락이 엉키는 현상도 해결했다. 한쪽에만 연결된 롤러 브러시가 머리카락을 먼지통 방향으로 유도하는 원리다. 듀얼 RGB 카메라, AI 8코어 칩을 장착했다.

기기 두께는 95㎜로 소파 아래와 같은 틈새 공간을 진입할 수 있다. 최대 4㎝ 문턱도 넘는다. 카펫을 청소할 땐 물걸레를 12㎜ 높이로 들어올린다. 이 제품은 지난달 30일 160만원대에 국내 출시됐다.

테크 분야 크리에이터 상당수가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유튜브 구독자 약 45만명을 보유한 크리에이터 '가전주부'는 이달 2일 공개한 영상을 통해 "나르왈의 최대 강점이 원래도 '물걸레'와 '조용함'인 제품이었는데 이번에 물걸레 기능이 더 좋아지면서 확실히 청소가 더 빨리 되는 느낌, 좀 더 꼼꼼하게 되는 느낌"이라고 평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