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성과급 1억 주는데"…삼성맨 불만 폭발하더니

입력 2025-11-04 13:17
수정 2025-11-04 14:26


삼성전자에서 노동조합 조직률이 사상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해 출범한 ‘삼성그룹 초기업동조합 삼성전자 지부(초기업노조)’가 급속히 세를 불리면서다. ‘무노조 경영’의 상징이던 삼성이 이제 명실상부한 ‘노조 기업’으로 전환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초기업노조는 공식 입장을 내고 이 같이 밝히며 “내일(5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게 공문을 발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노조 주장에 따르면 현재 삼성전자 내에서 활동 중인 주요 노조의 조합원 수는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2만5709명) △삼성전자 동행노조(2072명) △초기업노조(3만4781여 명)에 달한다. 이를 모두 합하면 조합원 수는 약 6만2562명이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전자 전체 임직원 수는 12만5297명으로 노조 조직률(가입률)이 50%에 육박한 셈이다. 다만 올해 반기보고서 기준 삼성전자 전체 직원 수는 약 12만9144명으로 아직 과반수에는 조금 못미친다는 지적도 나온다. 노동계 관계자는 "초기업 노조 조합원 중에 삼성전자 소속만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아직 조직률이 과반은 안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동조합 세 확산의 직접적인 계기로는 경쟁사 SK하이닉스의 ‘성과급 상한제 폐지’가 꼽힌다. 하이닉스가 성과급을 대폭 상향하면서, 삼성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도 “성과에 비해 보상이 부족하다”는 불만이 폭발적으로 확산된 것이다. 삼성 계열사 노조들은 지난달 30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성과급 산정 기준을 EVA(경제적 부가가치)에서 ‘영업이익 15%’로 바꾸고, 상한을 없애라”고 촉구했다.

덕분에 신생 초기업 노조의 가입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초기업노조는 지난해 중순 ‘DX(디바이스경험) 부문 노조’로 출범했다가 현재 명칭으로 간판을 바꾸며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까지 포섭하는 통합 조직으로 확장했다. 초기업노조 측은 지난 9월 초 기준 조합원수가 6500명에 불과했지만 같은 달 말 1만 명을 넘어섰다. 노조는 지난달 27일엔 조합원이 2만7486명을 기록해 기존 최대 노조인 전삼노를 추월해 최대 노조가 됐다고 주장한 바 있다.

과반수 노조가 들어설 경우 삼성전자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만약 복수노조가 연합(공동교섭대표단 구성 등)을 통해 전체 근로자의 과반수를 조직하고 회사와 단체협약을 체결할 경우, 해당 협약은 노동조합법에 따라 '일반적 구속력'을 갖게 돼 전체 근로자에게 효력을 미친다. 경영계 관계자는 “성과급 제도와 인사평가 체계, 나아가 경영 의사결정 과정까지 노조의 영향력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