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코스피는 전날 미국 기술주 훈풍을 타고 반도체 랠리를 계속할 전망이다. 일각에선 최근 급등 이후 단기간 '기술적 조정'이 나오더라도 실적 내러티브가 꺾이지 않는 한 분할 매수 기회로 보는 것이 좋을 것이란 조언이 나온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뛴 장…시총 비중 '역대 최대'전날 코스피는 대형 반도체주의 강세에 힘입어 사상 처음으로 4,200대를 돌파했다. 지난 3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114.37포인트(2.78%) 오른 4,221.87에 장을 마치며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하루 오름 폭이 지난 4월 10일(151.36포인트)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컸다.
이날 코스피 4200 돌파는 국내 양대 반도체주인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역할이 컸다. SK하이닉스는 사상 처음으로 62만원선으로 올라섰다. 삼성전자는 역대 처음으로 11만원대를 넘었다.
두 기업 시가총액(총 1109조333억원)이 전체 코스피 시가총액(3477조461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1.89%로 사상 최대치까지 늘었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외국인이 7949억원을 팔아치운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6514억원, 1855억원 순매수했다. 미국 증시서도 기술주 랠리…비(非)기술주는 약세전날 뉴욕증시는 3대 주가지수가 혼조로 마감했다. AI주를 비롯한 기술주 랠리가 이어진 반면, 비기술주들은 대부분 섹터가 약세를 보였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26.19포인트(0.48%) 내린 47,336.68에 거래를 마감했다. S&P500지수는 전장보다 11.77포인트(0.17%) 오른 6,851.97, 나스닥종합지수는 109.77포인트(0.46%) 상승한 23,834.72에 장을 마쳤다.
엔비디아는 2.17% 상승해 다시 시가총액 5조달러 선을 넘겼다. 마이크로소프트의 UAE향 GPU 수출 허가 소식에 엔비디아의 AI칩 중동 수출길이 열린 영향이다. 아마존은 오픈AI와 7년간 380억달러 규모 신규 클라우드 서비스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에 4% 올랐다.
마이크로소프트와 97억 달러 규모 클라우드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에 장초반 '불기둥'을 쐈던 아이렌은 이날 상승폭을 좁혀 11.52% 상승한 67.75달러에 마감했다
팰런티어는 3.35% 올라 신고가를 찍었다. 팰런티어는 3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매출은 11억80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금융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10억9000만 달러)를 웃돌았다. 주당순이익(EPS)은 0.21달러로 예상치(0.17달러)를 웃돌았다. 회사는 4분기 매출을 약 13억3000만 달러로 전망했다. 실적 발표 직후 팔란티어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7%까지 올랐으나 이후 상승분을 반납하고 2.01% 내렸다.
반면 다른 업종은 제조업 지표 부진, Fed 인사의 매파적 발언 등에 약세를 보였다. 10월 ISM 제조업 PMI는 48.7로 전월 (49.1), 시장 예상치 (49.5)를 각각 밑돌며 위축 국면을 지속했다. 모더나는 임상실험 실패로 신약 관련 기대감이 약화하며 8.3% 내렸다.
이날 미국 10년물 국채수익률은 4.11%(+3.3bp)였다. 알파벳 등의 대규모 회사채 발행이 이어진 가운데 소폭 상승했다. 달러 인덱스는 99.88 (+0.07%)로, Fed의 통화정책 불확실성과 미 제조업 경기 실망감 속 보합권 등락을 이어갔다. "반도체 랠리 이어갈 것"증권가는 국내 증시가 한동안 미 기술주 훈풍을 타고 반도체 랠리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는 금융시장 측면에서 긍정적이었고, 여전히 주도주를 사야 한다"고 말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전날 SK하이닉스가 기관을 중심으로 대규모 매수세가 유입돼 큰 폭 올랐고 삼성전자의 장기 계약 연기에 따른 D램 가격 급등도 시장 상승을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 제조업 경기 위축에 따른 향후 수출 변화가 더 중요해졌다"면서 "수출이 증가하면 한국 기업의 실적이 개선되고 이런 실적 개선이 주식시장의 그동안 상승을 합당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AI주 강세, 장 마감 후 팰란티어의 어닝 서프라이즈와 가이던스 상향 등에 힘입어 오늘 코스피가 상승 출발할 것"이라며 "장중에는 외국인들 중심으로 단기 차익실현 물량과 개별 실적 이벤트를 소화해가면서, 반도체, 조선, 방산, 자동차 등 주력 업종 간 순환매 장세가 전개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그는 "기술적으로 주가 상승 수준과 속도에 부담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추후 Fed 위원 발언, 셧다운 리스크 등 매크로 불안을 빌미로 가격 되돌림이 나올 소지가 있기는 하지만, 주가 상승의 본질인 내러티브와 실적 전망이 훼손되지 않는 한 조정이 와도 분할 매수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