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 BJ에 일침…부천시 공무원 '골반춤' 영상 반응 폭발

입력 2025-11-03 15:22
수정 2025-11-03 15:55

'막장 방송의 성지'로 불리는 경기 부천시가 자극적인 야외 방송으로 논란을 일으킨 유튜버·BJ들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3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부천시가 최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개한 풍자 영상이 갈무리돼 화제가 되고 있다. 영상 속 주인공인 중년 공무원 '부천희'는 문자로 이별 통보를 받은 뒤 "헤어진 김에 야방(야외방송)이나 가자"며 부천역으로 향한다.

그는 카메라를 들고 '골반 춤' 밈(Meme·인터넷 유행)을 추며 후원금을 받자 "더 자극적으로 가볼게요"라며 더욱 격렬한 동작을 선보인다. 시민들이 항의하자 "후원 달달한데 왜 와서 난리냐. 방송하든 말든 내 마음이다"라며 뻔뻔하게 대응한다.

결국 주변 시민들이 "막장 방송 중단하라", "지역 상권 파괴하지 말라"고 외치는 장면으로 이어지고, 영상은 '중단하기'와 '중단하기' 두 가지 선택지 중 하나를 반드시 택해야 한다는 메시지로 마무리된다. 부천시는 "시민 모두의 공간인 부천역을 반드시 지켜야 할 때"라는 자막을 덧붙이며 경고의 의미를 분명히 했다.

부천역 일대는 이미 수년 전부터 욕설·폭행·음주·노출 등 자극적인 콘텐츠로 악명 높은 '야방'의 중심지다. 주민 민원은 폭증했고, 상권 이미지도 크게 타격을 입었다. 시민들은 "아이와 함께 지나가기 민망하다", "부천역 하면 BJ 성지가 먼저 떠오른다"는 불만을 토로했다.

SNS에서도 "막장 유튜버들 못 오게 해야 한다", "부천역이 시민보다 BJ에게 더 익숙한 공간이 됐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최근 부천역에서 활동하던 유튜버 2명이 잇따라 구속됐다. 부천원미경찰서는 모욕 혐의를 받는 30대 유튜버 A씨와 상습업무방해 혐의의 20대 유튜버 B씨를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A씨는 방송 도중 출동한 경찰관 5명에게 욕설을 퍼붓고 소란을 피웠으며, B씨는 음식점 업주를 폭언·위협하는 등 올해에만 30여 차례 경범죄 처벌을 받은 상습 피의자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사회적 이슈가 된 만큼 이례적인 구속 사례지만, 법적 한계를 넘은 행위에 대한 경고성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에 부천시는 지난달 17일 관내 17개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부천역 막장 유튜버 근절 시민대책위원회'를 발족했다. 시민대책위는 제도 개선과 입법 촉구, 시민 신고 활성화를 추진하며 "부천역을 더 이상 유튜버의 놀이터로 두지 않겠다"고 밝혔다.

시는 '이미지 개선 전담팀(TF)'을 신설해 특별사법경찰(특사경) 도입과 입법 추진을 병행하고 있다. 또 구글코리아에 공식 공문을 보내 "부천역 기행 방송으로 도시 이미지가 훼손되고 있다"며 △특정 지역 내 방송 제한 가능 여부 △수익 제재 조치 △신속 신고창구 개설 등을 요청했다.

구글은 "문제의 심각성엔 공감하지만 지역 제한은 어렵다"고 회신했으며, 향후 부천시와 직접 미팅을 통해 실효적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조용익 부천시장은 "막장 유튜버 근절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며 "모든 법적·행정적 수단을 총동원해 시민의 안전과 상권을 지켜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는 원미경찰서와 합동 순찰을 강화하고, 상인 네트워크를 통한 자율 감시 체계도 구축 중이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