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진해온 국유재산 매각 작업이 전면 중단됐다. 윤석열 정부 시절 진행된 국유재산 매각 과정에서 ‘헐값 매각’ 논란이 확산한 데 따른 조치다. 정부가 추진하는 넥슨 지주사 NXC의 정부 보유 지분 재매각 작업도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최휘영 정부 대변인 겸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3일 브리핑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정부의 자산매각을 전면 중단하고, 현재 검토 중인 매각 역시 재검토할 것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불필요한 자산 매각을 자제하되, 불가피한 경우 국무총리 사전 재가를 받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는 윤석열 정부의 국유재산 매각 작업에 '헐값 매각' 사례가 연이어 포착된 점이 이번 지시의 배경으로 꼽힌다.
김남준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번 지시 배경에 대해 "국가의 자산이 헐값에 매각되고 있다는 우려가 국회 국정감사, 언론 등에서 제기됐다"며 "담당부처는 신속하게 국유재산 헐값매각과 관련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유 부동산 매각 건수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급증했다. 매각 건수는 2021년 145건, 2022년 114건, 2023년 349건에서 지난해에는 795건이다. 올들어 7월까지는 500건이 매각됐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헐값 매각’ 사례도 이어졌다. 낙찰가가 감정평가액을 밑도는 '낙찰가율이 100% 미만'건수는 2021년 16건, 2022년 5건이었으나 2023년 149건, 지난해 467건, 올들어 7월까지 324건이었다.
‘낙찰가율 100% 미만’ 거래가 전체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빠르게 확대됐다. 낙찰가 미만 거래 비중은 2021년 11.0%, 2022년 4.4%, 2023년 42.7%, 지난해 58.7%, 올해 7월 기준 64.8%에 달했다. 앞서 2022년 윤석열 정부는 ‘유휴·저활용 국유재산 매각·활용 활성화 방안’을 발표한 직후 16조원의 국유재산 매각을 추진해왔다.
이번 조치로 넥슨 지주사인 NXC의 2대 주주 지분 재매각 작업도 사실상 중단됐다. 고(故) 김정주 넥슨 창업자 유족은 약 6조원에 달하는 상속세 부담으로 NXC 지분 29.29%를 정부에 물납한 바 있다. 기획재정부는 IBK투자증권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올들어 매각 작업을 추진했지만 무산됐고, 재매각 작업 계획을 세우는 중이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넥슨을 포함한 국유자산 매각은 검토·협의를 거쳐 국무총리 보고 후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익환/한재영/이광식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