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전국 최대 규모 수소 인프라를 바탕으로 ‘수소도시’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용인, 파주, 고양 등 3곳에 ‘미니 수소도시’를 구축하고 평택을 중심으로 수도권 수소산업 클러스터를 완성한다는 구상이다. ◇ 경기도형 ‘미니 수소도시’ 첫발
3일 경기도에 따르면 미니 수소도시는 대규모 투자가 어려운 기초 지방자치단체가 소규모 예산으로 수소 생산 시설과 충전소를 갖출 수 있도록 설계된 경기도형 인프라 구축 모델이다. 사업비는 도비 130억원, 시·군비 130억원, 기타 60억원 등을 합쳐 총 320억원이다. 사업 완료 목표 시기는 2027년이다.
도는 용인특례시 처인구 포곡읍에 하루 500㎏ 규모 수소 생산 시설을 건설 중이다. 생산된 수소는 인근 충전소로 공급될 예정이다. 고등기술연구원이 참여해 마스터플랜과 기본설계를 완료했으며 2026년 말 실시설계를 마무리한다. 파주시는 현대자동차와 협력해 파주읍 봉암리에 하루 500㎏ 규모 수소 생산 시설도 조성한다. 수소청소차와 충전소를 연계해 자원순환형 도시 모델을 구현할 계획이다. 고양특례시는 덕양구 성사동 일원에 하루 1t 규모 수소 생산 시설과 충전소를 세워 2027년까지 수소버스 300대 도입 기반을 마련한다.
경기도는 국토교통부가 주관하는 ‘수소도시 조성사업’을 통해 안산·평택·남양주·양주 등 네 곳에 대규모 거점을 구축했다. 여기에 도 자체 사업인 미니 수소도시를 더해 도 전역을 연결하는 다층형 수소 네트워크를 완성한다. 도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수소차와 충전소를 보유하고 있다. 등록된 수소차는 8496대로 전국의 30%를 차지한다. 운영 중인 수소충전소는 48곳에 달한다. 평택과 안산에는 수소교통 복합기지가 조성돼 상용차 중심의 충전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평택 포승읍에는 하루 7t 규모 수소 생산 시설이 가동 중이며 2026년 완공을 목표로 15t 규모 추가 설비가 건설되고 있다. 두 시설이 완공되면 수도권의 하루 수요량(13t)을 초과하는 22t 규모 생산 능력을 확보한다. ◇ ‘평택 수소특화단지’ 지정도 추진‘청정수소 전환’도 경기도 핵심 과제다. 평택 브레인시티에는 480억원을 투입해 청정수소 시험평가 및 실증화 지원센터를 건립 중이다. 수전해 기반 청정수소 장비와 성능평가 시스템을 갖춘 이 센터는 경기도의 대표 기술 거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평택 원정지구에서도 탄소포집·활용(CCU) 설비를 적용한 블루수소를 생산하고 있다.
경기도는 이런 인프라와 기술 역량을 집약해 올해 평택을 ‘수소특화단지’로 지정받을 계획이다. 도는 특화단지 내 수소발전, 수전해 기술, 연료전지, 소재·부품 산업을 결합한 통합 생태계를 조성해 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 효과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평택은 향후 수도권 첨단산업단지의 ‘RE100’(재생에너지 100%) 실현을 뒷받침하는 핵심 거점으로 주목받는다. 평택화력발전소의 1.4기가와트(GW) 규모 설비는 수소전소(專燒) 발전으로 전환될 예정이며 2030년까지 1.3GW 규모 청정수소 발전을 본격 가동한다.
정한규 경기도 첨단모빌리티산업과장은 “경기도 수소 인프라와 산업 생태계를 기반으로 수도권 RE100 실현과 청정수소 상용화를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수원=정진욱 기자 croc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