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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 회장이 이끄는 투자사 벅셔해서웨이가 사상 최대 규모의 현금을 쌓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자사주 매입도 멈췄다. 인공지능(AI) 열풍으로 글로벌 증시가 급등하는 가운데 버핏 특유의 신중한 투자 기조가 다시 한번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1일 공개된 올해 3분기 실적에 따르면 벅셔의 현금 보유액은 3817억달러(약 545조원)로 늘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6월 말(3440억달러)에서 다시 크게 증가했다. 저평가된 자산을 찾아 투자하는 가치투자 철학을 고수해온 버핏이 AI 광풍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현금을 계속 쌓는 이유에 대해 시장에서는 “현재 주식시장이 고평가돼 있다고 판단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또 벅셔는 올 들어 9월까지 단 한 차례도 자사주를 매입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버핏은 과거 “자사주 매입은 주가가 회사의 내재가치를 밑돌고, 매입 후에도 충분한 현금을 보유할 수 있을 때만 진행한다”고 밝혔다. 최근 주가가 하락한 상황에서도 매입을 중단한 것은 벅셔 주가가 내재가치보다 낮지 않다고 판단했거나 향후 시장 불확실성에 대비해 현금을 더 확보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뉴욕증시에 상장된 벅셔 클래스B 주가는 버핏이 은퇴를 깜짝 발표한 5월 이후 11.53% 하락하며 S&P500지수 상승률(20.28%)에 크게 뒤처졌다. 버핏의 은퇴가 두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버핏 프리미엄’이 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버핏은 다음달 10일 추수감사절 서한을 끝으로 연례 주주서한 집필을 마무리한다.
벅셔 실적은 견조했다. 벅셔의 3분기 순이익은 307억9600만달러(약 44조원)로, 지난해 3분기(262억5100만달러)보다 크게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135억8500만달러(약 19조4000억원)로 급증했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