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의 전세대출 잔액이 두 달 연속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담보대출 잔액 증가폭도 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지난달 30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610조2531억원으로 9월 말 대비 1조2683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월간 주담대 증가폭 기준으로 지난해 10월(1조923억원) 이후 가장 작은 수준이다.
전세대출 잔액은 뒷걸음쳤다. 지난달 5대 은행의 전세대출 잔액은 123조1530억원으로 9월 말보다 5385억원 줄었다. 9월(-344억원)에 이은 2개월 연속 감소세다. 감소폭도 1년 반 전인 지난해 4월(-6257억원) 후 가장 컸다.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대책으로 주택 매매·전세 거래가 급감한 여파라는 설명이다. 특히 전세를 끼고 매수하는 ‘갭투자’가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전세대출 잔액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6·27 대책에서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 대출이 금지된 데다 10·15 대책으로 서울 전역과 수도권 주요 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됐기 때문이다.
반면 신용대출 잔액은 한 달 새 1조519억원 불었다. 신용대출을 급전 창구로 활용하는 사람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2금융권까지 대출 창구를 닫는 분위기다. 삼성화재는 지난달 30일부터 비대면 채널의 주담대 신규 접수를 중단했다.
일각에서는 연말 ‘대출 절벽’이 가속화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일부 은행은 가계대출 총량 목표치를 넘어섰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