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업일수 감소도 뚫은 K반도체·조선…10월 수출 역대 최대

입력 2025-11-02 11:20
수정 2025-11-02 11:22


미국 정부의 관세로 인한 대미 수출 급감과 긴 추석 연휴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 탓에 수출 둔화 우려가 있었지만, 10월 수출은 작년보다 3.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슈퍼 사이클'을 맞은 최대 수출품 반도체 수출액이 역대 10월 중 최대치를 찍었고, 선박 수출도 세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면서다.

산업통상부는 지난 1일 이 같은 내용의 10월 수출입 동향을 발표했다. 10월 수출액은 595억7000만달러로 작년 동월 대비 3.6% 증가했다. 역대 10월 중 최대 수치로, 지난 6월부터 5개월 연속으로 흑자 흐름을 이어갔다. 휴일을 제외한 실제 조업일수를 기준으로 한 일평균 수출액은 29억8000만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15대 주력 수출품 중에서는 반도체·선박·석유제품·컴퓨터 4개 품목 수출이 증가했다. 반도체 수출은 작년보다 25.4% 증가한 157억3000만달러로 역대 10월 중 최대치를 경신했다. 서버에 주로 공급되는 고대역폭 메모리(HBM)·DDR5 등 고용량·고부가 메모리에 강한 수요가 몰려 고정가격이 상승했고, 수출 호조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해양플랜트까지 포함한 선박 수출은 46억9000만달러로 131.2% 증가해 8개월 연속 수출 증가세를 유지했다. 컴퓨터 수출은 9억8000만달러, 석유제품은 38억3000만달러로 각각 1.7%와 12.7% 늘었다.

반면 자동차(-10.5%), 자동차 부품(-18.9%), 철강(-21.5%), 일반기계(-16.1%) 등 미국 정부의 관세 영향을 크게 받고 있는 품목들은 수출이 감소했다. 월초 긴 연휴로 인한 조업일수 감소 영향도 컸다. 반도체와 더불어 양대 주력 수출품인 자동차는 미국 관세 여파와 긴 연휴 영향 속에서 5개월 만에 수출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9대 주요 수출 지역 중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대미 수출이 16.2% 감소한 87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9대 지역 중 미국만 유일하게 두 자릿수 수출 감소율을 나타내 그만큼 관세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10월 대미 수출은 2023년 1월(81억달러) 이후 3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대미 수출을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 수출은 70.8% 증가했지만 고율 관세의 영향을 받는 자동차(-35.6%), 자동차 부품(-28.7%), 철강(-33%), 일반기계(-33.2%) 등 수출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대중국 수출도 115억5000만달러로 작년보다 5.1% 줄었다. 반면 9대 주요 지역으로 분류되지 않는 대만 수출은 HBM 수출 호재로 46.0% 증가한 51억5000만달러를 나타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